매일신문

인정의 가교(편지)가 사라진다

편지가 사라지고 있다. 긴밤을 하얗게 밝히며 쓰던 그리움의 편지도, 아들의편지가 올때마다 이웃집 학생에게 들고오던 할머니의 멋쩍은 웃음도 추억이돼버릴만큼 편지는 우리들에게서 멀어지고있다.

대구시내 직장인의 절반이 올해들어 한번도 편지를 쓰지 않았으며, 자영업자의 75%, 주부의 68%가 편지를 한통도 쓰지 않고 있는것으로 드러났다. 또 각종 우편물중 편지로 보이는 우편물은 전체 우편물의 2-4%에 불과해 어느 집배원의 "편지 구경 하기 힘들다"는 말을 실감케한다.

주택가가 밀집한 남대구 우체국내 대명11동의 두블록의 경우 6월16일 우편물3백66통중 편지로 보이는 것은 단 18통이었다. 1백통의 우편물중 편지 다섯통도 찾아보기 어려운 셈이다.

비교적 편지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소도시도 편지가 없기는 마찬가지.안동우체국의 경우 하루에 2만 6천-3만통의 우편물중 편지로 보이는 우편물은고작 8백 여통으로 4%도 채못됐다. (6월15일 하루조사)

"오죽 편지를 쓰지 않았으면 매달 말일을 편지쓰기 날로 정했겠습니까"라는남대구 우체국의 집배원 김종성씨(42)는 "군인이나 학생이 쓴것을 제외하면편지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번거롭고 귀찮은것을 싫어하는 세태를 반영하듯 편지를 기피하는 현상은 최근 본사가 온여론 조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편지쓰기 실태조사}에서도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조사에 의하면 연하장을 제외하고 올해 편지를 한번도 쓰지 않은 사람이43.5%에 이르고 30대만 넘으면 그 비율이 70%를 훨씬 넘는다.편지를 안쓰는 이유로는 {전화등 다른 수단을 사용하기때문}이 가장 많았고그다음이 {귀찮아서}이며, 10명중 1명은 {쓸 내용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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