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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생 시절이었다. 이웃에 있는 괜찮게 사는 친구네 집 장독대에서 놀고있었다. 우리는 [이 장독뚜껑은 입술이 삐쭉해서 보기 싫다]는 둥 말을 주고받으며 킬킬거렸다. 그때였다. 안방 뒤창문이 확 열리더니 친구네 할머니가노기띤 음성으로 되게 꾸지람을 하셨다. [떽기 놈들, 장독대에서 방정맞은입놀림을 하는 게 누구냐!]며 노발대발 하셨다. 그렇다. 우리네 전통 식생활 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장담그기와 김장 담그기이다. 장이 맛있게 되어야 가정이 다복해진다는 게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의 믿음이었다. 장담그려면 택일을 하고 사흘전부터 외출과 방사를 금했다. 장담그는 날엔 목욕재계하여 고사를 지냈다. 장담그기는 집안의 큰 성사(성사)였다. 그 비법은집안 대대로 물려 내려갔고 큰 자랑이었다. 누구네 집은 장맛이 좋아 그 집이 잘 된다고들 했다. 장맛은 그 집에 대한 평가에서 큰 점수를 차지했다.간장, 된장, 고추장은 한국 전통음식중에서 대표적인 품목이요, 한국인의 체취요, 상징이다.그런데 생활양식이 달라지면서 장류들을 사다 먹는 집들이 생기더니 이제는외국산 장류들이 무더기로 수입된단다. 외국산 장류수입액이 80년에 16만7천달러였는데 작년의 경우 1백58만 8천달러로 무려 9백49%나 늘어 났단다.그것도 간장의 경우는 전량이 일본것이란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왜간장이 우리네 식탁을 거의 다 점령했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을 담가 먹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네 장을 사먹는 애국심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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