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후보 사조직에 사활건다

공조직보다는 사조직이 더 열심히 뛰고 있다. 결국 답답한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공룡같은 거대한 공조직이라는 개념이 정치판에서사라지고 있다.이번 보선에서는 돈의 흐름을 차단하다보니 공조직이 맥을 못추고 있다. 그동안 공조직은 이념보다는 돈에 의해 움직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번선거과정이 그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경주시의 임진출후보(민자)와 대구수성갑의 정창화후보(민자) 권오선후보(민주)의 선거모습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사조직쪽에서는 공조직의 사람들과 기능에 대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는 현상마저 보여 선거후 공과논쟁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0...경주시의 림후보의 공조직은 최근까지 그야말로 요지부동이었다. 고 서수종의원의 조직인수도 순조롭지 못했다. 이제는 상층부를 중심으로 움직이기시작했지만 아직도 시원스런 수준은 아니다.

이에비해 성건동의 라인빌딩을 캠프로 하는 사조직은 매우 활발하다. 경주여고를 축으로한 시내 여고동문그룹과 임후보의 13대때 선거조직들 그리고 문중및 학교별책임자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사조직쪽의 한 핵심간부는 [도대체 공조직이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섭섭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사조직은 지금 1천여명이 자발적으로열심히 뛰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노태우전대통령이 13대대선에서 당선된후 [민정당조직이 아니라 월계수회때문에 당선됐다]고 민정당을 경원시했던 경우와 또 김영삼대통령이 14대대선에서 이기자마자 [민정계보다는 사조직인 민주산악회때문에 승리했다]고 판단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도 볼수 있다.

0...대구수성갑의 정창화후보도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다. 공조직은 다소 느슨한데 비해 민주계인사들이 물밑에서 의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민주산악회와 나사본등 민주계사조직8백여명이 총투입, 연고자를 찾아 표확보에 전력이다. 민주계인 김종한시지부사무처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평가적 의미가 있어 민주계는 사활을 걸다시피하면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정후보자신도 학교동창회, 해병전우회, 의성향우회등의 사조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의 권오선후보도 선거전까지 지난동을보선에서 민주당후보가 쓴돈에비해 표를 별로 못건졌다고 판단한듯, [이번 선거에서는 사조직위주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도 있다.

0...한편 이번 공조직의 사실상 무력화는 정당제도의 일대변혁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경우 이제는 각선거구별로 몇만명의 당원이라는 게 허울좋은 빈껍데기로 완전 드러나버려 소수정예화해나가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이다.일부에서는 동협의회장에게 매월정기적으로 월급을 주어야한다는 목소리도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로 인해 방대한 공조직의 전면수술이 시대적 흐름에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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