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부리포트-어린이 대화예절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기분이 좋아진다.그것도 어린아이일 경우에는 가정 교육이 상당히 잘 돼 있는 것 같아 부모가누구일까 궁금해지기조차 한다.

요즈음 아이들의 말버릇에 종종 당황해본 사람이면 올바른 말버릇에 부모들이 조금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된다.

{아버지가 사업이 잘되십니다}라는 어느 대학생의 이야기는 존칭에 대한 교육이 아예 잘못돼 있지않나하는 의심마저들게 한다. 무심코 한말이겠지만 부모보다는 돈을 중요시하는 젊은이의 사고방식을 반영하는건 아닐까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심어줄 수 있다.

말씨는 그사람의 생각과 성품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가정에서 {아이들 말버릇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가}는 생각해 봐야할 문제이다.

유치원의 한 교사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에게 존대말을 꼭 쓰지만 부모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유치원에서 배운 것이 가정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협조를 당부한다.[국민학생인 아이가 아빠에게 {해라}는 식의 말을 하는 것을 듣고 그 아버지에게 왜 그렇게 교육시키느냐고 묻자 웬지 높임말은 자식과 거리감이 있는 것같아 싫어 친구처럼 말을 한다]고 하더라는 상인동의 한 주부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들의 대화예절을 그르친다고 말한다.

이렇게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공부가 가장 우선이고 예절은아예 뒤로 미루어진다.

어른이 있거나 말거나 아무데나 누워있어도 그만이고 공부만 잘하며 어른에게 반말이라도 넘어가곤 한다.

[공부에 지친 아이에게 예절까지를 강요하면 더 스트레스를 줄까봐 잘못된줄알면서도 나무라지 않는다]는 범어동의 한주부는 나중에 크면 나아지겠지란생각으로 위안한다고 터 놓는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전화를 받아도 친구의 부모인줄 분명히 알면서도 무조건{누구 바꾸어 주세요}라며 어른 안부조차 묻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50대주부들의 이야기는 새겨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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