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안정리}바쁜 한심한 여야

정치권이 남북문제, 민생문제등 산적한 현안과 코앞에 닥친 정기국회 대비는뒷전인채 내홍을 겪고 있는등 궤를 벗어나고 있다.민자당은 행정구역 개편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고 민주당은 계파간 세불리기에, 신민당은 당권장악을 위한 이전투구만을 벌이고 있다.*민자당*

최근 민자당을 들여다 보면 {과연 민자당이 집권여당인가}라는 의심을 갖지 않을수 없다.

사안마다 갈팡질팡이고 구심점이 없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2단계 행정구역 개편문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내무부의 안이 나오자 민자당 곳곳에서 반대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계파간은 물론 심지어 민주계 내부에서조차 반목이 빚어졌으며 중진들은 앞다투어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를 조정할 능력이 없었다.

당에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청와대가 나서 교통정리를 했으며 당은 내무부가 제시한 몇가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겨우 체면을 살리는 것으로 보이나 결국 짐만 떠안게 된 꼴이됐다.

강력한 집권여당의 이미지 구축은 커녕 청와대와 행정부에 끌려다니는 극심한 무기력증을 드러낸 셈이다.

이러한 사례는 농안법, 토초세, 새해예산의 흑자편성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민자당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달 10일 개원되는 정기국회에 대한 대비도 전문.심의위원회의를 한차례 가진 것이 고작이다.

당에서 제출하는 법안중 변변한 것은 지난해 만들었던 기업규제완화특별조치법의 개정안 정도다.

우루과이 충격으로 생겨났던 뉴라운드대책위도 발족 3개월이 지나도록 회의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특히 정기국회 개원전에 마무리짓기로 했던 24개 사고지구당의 조직책인선이또다시 시한을 넘기게 된 것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민자당이 찾는 참신하고 개혁성이 있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은 고사하고 5.6공정부서 고위관료를 지낸 인물까지도 민자당 입당을 기피하고 있다.이는 결국 민자당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민주당*

민주당도 상황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이대표는 야권통합을 추진하다 신민당의내분으로 흠집만 입고 주춤한 상태고 그 틈을 타고 비주류의 정대철고문은 대권도전의사를, 이철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문제를 제외하고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경남북을 들끓게한 행정구역통합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에 대해 비난만 할뿐 어떤 대안도 내놓지않고있다. 당권도전 문제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대표는 당권유지를 노리고당권유지 이후 대권도전이라는 순차적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여기에김상현고문이나 김원기최고위원 정도가 당권도전의사를 굳히고 있는 상태다.지난해 3월 전당대회 이후 굳어졌던 주류 비주류의 구분도 지방선거와 당권문제, 대권도전 등의 민감한 현안을 앞에 두고는 불분명해 지고 있다. 비주류이던 정고문도 주류와 손을 잡지 않을수 없고 이철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도 주류의 지원없이는 후보자격을 얻기가 힘든 실정이어서 비주류인 이의원이 주류측과 어떤 협상을 벌일지 궁금하다. 여기에 신민당 박찬종대표도 합당이 이뤄질 경우 강력한 시장후보로 부상할 전망이어서 당분간 민주당은 합종연횡만이판을 치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당외에서 벌어지는 국가적 대사에는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다. 야당으로서 시늉만 할뿐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다.*신민당*

신민당은 김동길대표의 사퇴파동과 복귀, 그리고 전당대회의 경선여부, 야권통합에 대한 시각차등 갖가지 사안들에 김동길, 박찬종 두 대표 중심의 주류와양순직, 한영수최고위원등의 비주류가 사사건건 의견충돌을 빚고있다. 이런 상황은 결국 6일 김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뒤 처음 열린 회의에서 멱살잡이를 초래하는등 신민당의 앞날을 먹구름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류수호최고위원의 두 대표와 양최고에게 보내는 공개질의가 촉발요인이 되긴했지만 어차피 불거질 상처였을 뿐이다. 류최고는 특히 김대표의 공인으로서이해하기 힘든 {기행}에 대한 불만과 박대표의 {의중}에 대해 질문의 초점을맞췄다. 경선을 반대하고 기존의 체제를 어거지로 유지하려는 주류측 위원장들은 당연히 강한 반발을 보였다.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두 대표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퇴장했다.

주류와 비주류간의 이같은 대결양상은 이달말에 펼쳐질 전당대회까지 이어질공산이 크다. 난장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민당의현재는 한마디로 {콩가루집안}과 다를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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