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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내당 삼각경로당 소년가장에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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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경로당(대구시 서구 내당3동)의 {쓰레기 장학금}이 작은 화제다.{황혼의 길목}에서도 무언가 사회봉사거리를 찾는 70-80대의 노인과 용도폐기의 막다른 골목에서 되살아나는 재활용쓰레기, 그리고 어려운 학생에 보태지는 장학금.9일 오전 대한노인회대구시서구지회 강당에 모인 삼각경로당회원들은 {노인도 아름답다}는 눈빛을 주고 받으며 서로 뿌듯해 했다.

이날 노인들은 그동안 폐품수집으로 마련한 기금으로 소년가장 손주락군(16.경상공고1년)과 정일도군(15.평리중3년)에게 각 50만원의 장학금을 주었다.장학금을 받은 정군(15)은 [할아버지들께 뭐라고 고마움을 표시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열심히 공부해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삼각경로당은 지난 4월25일에도 김수현(14.서부여중2년) 김지연양(17.경화여고2년)에게 각각 20만원씩의 장학금을 준적이 있다.

삼각경로당이 {재활용품 수집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지난해 11월19일.총무 배종길씨(68)가 [기금을 만들어 부모를 잃고 어렵게 사는 청소년에게장학금을 주자]고 제안, 박희동회장(74)을 비롯한 50여 회원 모두가 적극 찬성했다.

노인회원들은 [수익금으로 야유회를 가거나 용돈에 보탤수도 있지만 그래서야 보람이 있나]라며 장학금지급에 선뜻 뜻을 합쳤다.

아침등산을 하면서 또는 경로당에 오가면서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 포장박스 고철 빈병 등을 보면 스스럼없이 주워다 모았다.

장부에 매일매일의 실적을 이름과 함께 꼼꼼히 기록, 서로 경쟁을 하기도 했다. 누가 이사를 하면 서로 달려가 도와주었다. 이사뒤끝에 상당량의 재활용쓰레기를 챙길수 있기때문이다.

송진용씨(73)는 [새벽에 나와 재활용품을 모으다 골목길을 질주하는 차에 치일뻔한 일도 있다]고 말하고 [때로는 4-5명씩 조를 맞춰 손수레를 끌고 인근마을로 원정을 가기도 했다]며 그간의 수집활동을 설명했다.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모은 재활용품은 무려 4.5t 트럭으로 40여대 분량, 액수로는 3백10만원이 넘는다.

박회장은 [자식들이 알면 못하게 하기때문에 대부분 회원들이 무척 힘들게재활용쓰레기수집을 해왔다]며 [불우한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줄때 회원들이느끼는 뿌듯한 보람은 뭐라고 설명할수 없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앞으로도 계속 쓰레기장학사업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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