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미 3단계 2차회의 결산

지난 23일부터 1주일째 마라톤협상을 거친 북미3단계회담 2차회의는 양측 별다른 성과없이 향후 연이은 실무급회담에이어 빠르면 내달 5일께 수석대표가 참가하는 전체회의를 갖기로 하고 일단{냉각기}를 갖기로 했다.그동안 이번회담에서 뭔가 부분합의 정도는 나올거라는 당초기대는 한마디로물건너가게 됐고 {지난 8.12합의정신}에 기초해서 그동안 양측이 쏟았던 노력과 열정에 비춰봐 결과가 너무나 공허했기 때문에 회담결렬등 강수를 구사하기보다는 계속 대화채널을 가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 자연스레 2차회의의 연속선상에서 내주회의가 열리게 됐다고 볼 수 있다.이번회담에서 양측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수석대표 또는 실무급 협상을가졌고 이같은 빈번한 접촉은 양측이 {핵타결}을 조속히 매듭지어 관계정상화등을 통해서 미국은 NPT체제유지.한반도 긴장완화를, 북한은 대미수교를 통한 경협및 고립탈피를 도모하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데 기인했다고 여길수있다.

그러나 양측희망은 첫단추를 잘못 낀데서부터 어긋나게 됐다.처음부터 {8.12정신}에 충실해서 손쉬운사안부터 문제해결을 시도하지 않고복잡하면서 이해관계가 첨예화된 {특별사찰및 핵투명성}을 다루면서 양측입장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고 회담을 거듭할수록 이 이슈는 감정적 차원까지 비약해 자존심훼손은 물론 가상적 상황을 연상한 대응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평양과 베를린에서 비교적 의견일치를 보였던 연락사무소설치와 대체에너지공급등 일부사안들은 핵타결 밀고 당기기의 힘겨운 샅바싸움에뒷전에 밀리면서 이번회담기간 거의 협의를 가진바가 없었다.이번회담에서 간혹 논쟁거리로 대두됐던 가상적 토의는 예를들면 미국측에서북한이 특별사찰불응에 대한 의지가 너무나 공고하기 때문에 양측수교와 함께 경수로지원및 보상조건과 대체에너지공급등 다시말해서 북한이 현재 요구하고 있는 조건들을 대부분 충족시켜줬을때 특별사찰에 관한 성의를 어떤방식으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라고 미측이 유도질문을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미국이 미래가상적 상황을 가정해서 북한에게 제시하여 그들이 숨기고 있는 특별사찰의 궁극적 수용방법을 지레짐작함으로써 그들의 핵투명성 최종입장의 정체를 간파하려는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미국은 이런 방법까지 망라해북한이 의무적으로 실행에 옮겨야만하는 핵동결및 특별사찰에 관한 성의와자세를 시험해보았으나 30일 현재까지 미국이 북한에게 제공해야할 보상조건들을 시급히 이행해달라는 주문만 늘어놓고 보상조건 실천이 소위 말하는 그들이 주장하는 핵투명성 보장의 전제조건인 신뢰풍토조성으로 간주하고 있는것이다.

갈루치대표는 일단 30일 오전 워싱턴을 향해 귀국한후 현재 미국에 있는 한승주외무장관도 만나 이번협상의 실상을 설명한후 한미입장을 조율할 것으로보인다.

그러나 북한 강석주수석대표는 평양행 비행스케줄이 맞지 않아 내달 5일까지제네바 현지에 머무를 것으로 여겨져 그동안 1주일 남짓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 중간에 실무급 접촉을 통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갈루치 대표에 제의해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북한측은 막판 벼랑위에서 최후 양보카드를 내비친 과거 전례들이 입증해주듯이 그들은 이번 회담을 일단 마감하고 내주 열리는 협상에서 또다시밀고 당기는 집요한 협상술을 발휘해 김정일이 주석직에 취임할 것으로 보이는 10월16일 직전에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지도록 미리 회담스케줄을 짜맞춰놓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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