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로 가득찬 주점, 옆 좌석의 젊은이들이 사례를 예시해 가면서 {결혼은투자}라고 기고만장이다. 취기가 싹 가시는듯한 오한을 느꼈다. 서로의 계산속에 부부관계가 영위되어야 하는 살벌한 이 시대에 셈을 모르고 살아온 우리같은 부부를 몰아세우는 성토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참담한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마주 앉았다. 문득 꼭 보듬어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러나 생각뿐, 쑥스러움에 웃고 말았다. 아내도내마음을 알고 있는지 싱긋이 웃는다. 이심전심(이심전심)일까.남편과 자식을 위해서는 살신(살신)의 희생도 보람과 기쁨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순교자같은 여인이다. 토라지게 자신을 내세우거나 주장을 고집하지 않았다. 바른 삶의 잣대를 제시하여 속삭여준 반려자였다.
흐르는 세월에 시들고 고생에 저민 아내의 모습에 고회(고회)하는 심정으로거친 손을 잡아본다. 짐짓 {주책없다} 는 말로 표현하지만 눈위에 수줍음이물들었다.
알뜰하고 주변스러우며 바보스러울만큼 자기 몸 돌보지 않고 부지런하던 아내가 이제는 전신에 통증을 호소한다. 봉제사 접빈객에 시부모님 봉양, 흠집투성이의 남편 뒷바라지와 아들 네놈 키우느라 쏟은 정성에 무쇠라도 견디기힘들었을 것이다.
형편이 그렇지 못함을 번연히 알면서도 편안히 건강이나 돌보라는 나의 위로에 덤덤하게 웃음으로 묻어버린다.
쉰 네살된 아내를 바라보면서 새삼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보살핌에 애절해 하며 고생을 낙으로 알고 살아온 인고(인고)에감사하면서 두터운 믿음과 충만한 사랑으로 결속되어야 하는 부부관계는 결코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지고지순(지고지순)한 인간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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