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북한의 빗장풀기

김일성사후에 남북사이에 처져있는 굳건한 빗장을 풀어 보려는 우리 정부의노력은 집요하다.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경수로지원}을 대내외에 천명한데 이어 10월1일 제4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연설에서는 {민족민주 공동체}로서 협력해 나갈것을 촉구하는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김대통령이 주장하고 있는 민족민주공동체 개념은 평화를 근간으로 해서 남북이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여 민족의 번영을 함께 이룩하자는데 목적이 있다.경수로의 지원도 이 공동체 사업에 포함되며 이번에 밝힌 북한의 개방과 개혁이 선택될때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여 북한을 후발신흥공업국가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도 포괄적 의미의 공동체 사업이라 할수있다.

북한은 현재 김정일이 완전한 권력승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기 때문에 대외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된 난조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부와 통하는 문은 안으로 강하게 걸어 잠가두고 있다. 이런 판국이니 김대통령이 촉구하고 있는 일련의 발언들이 귀에 들릴리 없고 오로지 {핵을 포기하지 않고 특별사찰을 미루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을 따름이다.우리 정부는 정치적인 제안이나 요구에는 북한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비정치적인 시도로 빗장을 풀어 보려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선택한듯하다. 강영훈대한적십자 총재는 3일 "북한지역에 창궐하고 있는 콜레라에 대처할 수 있는 의약품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으며 북측이 이 제의를 받아들일 경우엔 "의료진 파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 참석중인 이민섭문화체육부 장관은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남북이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공동유치작전을 펴자"고 제의했다.대통령과 장관이 그리고 적십자총재가 북한을 향해 부르짖는 이 소리는 {남과 북은 적이 아니라 한 형제}라는 평화의 목소리다. 그러나 받아 들여야 할북한측은 우리의 제의를 정치적으로 계산하여 냉담한 무반응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콜레라 방역약품을 받아 들이자니 북한지역의 콜레라 창궐을 시인하는 것이 되고, 월드컵 공동유치작전을 펼수 있을 만치 북한의 체제안정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북한의 김정일은 이달중 국가주석에 취임한후 빠른 시일내남북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외신이 전하는걸 보면 안으로 움츠리기만 하는 북한도 빗장을 풀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듯 하다. 또 북한은 두만강개발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어 개방과 개혁이 {절대불가}에서 서서히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이제 북한은 특별사찰을수락하고 당당하게 밖으로 걸어나와야 한다.

쓰레기 발생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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