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정권이 출범 1년7개월여만에 3번째 경제팀을 맞아 들였다.건강상의 이유로 취임 9개월 보름만에 물러난 정재석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의 후임에 홍재형 재무부 장관이 기용되고 신임 재무부 장관과 청와대경제수석에는 박재윤 경제수석과 한이헌 경제기획원 차관이 발탁됐다.정 전부총리만 퇴진시키고 기존 경제팀의 주요 멤버를 한바퀴 돌렸을 뿐 새인물은 전혀 없다는 점에서 경제정책기조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는 하나 경제 사령탑이 바뀐 만큼 새 경제팀의 성격과 향후 과제가 새삼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더욱이 정부는 이번 부분 개각에 이어 정기국회가 끝나면 신임 홍 부총리의주도로 경제팀을 다시 짤 것으로 알려져 경제팀이 앞으로 색깔을 달리 하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새 경제팀을 두고 관계나 경제계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앞으로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어느 쪽에서 잡을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정책의 주도권을 어느 쪽에서 잡든 새 경제팀은 이번 정기국회의 UR비준 이후 최대현안이 될 삼성자동차와 현대 제철소 허용문제, 사회간접자본(SOC) 민간자본유치 방향, 공기업 민영화, 개방화 국제화 등 굵직한 현안들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임 정부총리는 과거 성장지상주의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기획원이 큰 목소리를 내서는 안되며 소리없는 조정자의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의 승용차 시장진입과 현대의 제철소 건설 등 산업정책을 놓고기획원과 상공부가 이견을 빚었고 은행의 소유구조 문제에 관해 기획원과 재무부가 의견차이를 드러내는 등 주요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경제팀 내에서 마찰이 적지 않았고 팀워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 온 게 사실이다.따라서 조용하지만 합리적이고 김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홍부총리가 현재의 경제팀을 얼마나 강력하게 장악할 것이냐가 초점이 되고 있다.
또 대선 시절부터 김 대통령의 신경제 구상의 핵심 측근이자 강력한 라이벌관계였던 한이헌 경제수석과 박재윤 재무부 장관 사이의 알력을 얼마나 부드럽게 조화시킬 것인가도 홍부총리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일찍부터 예견되기는 했지만 밀어붙이는 힘이 뛰어난 한 수석의 청와대 입성은 신경제가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강도로 추진되고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청와대의 입김이 보다 강해져 박운서 상공자원, 이석채 농림수산 차관 등 한 수석의 기획원 차관 시절에 정책 이견이 잦았던 쪽의 목소리가 낮아지고 한 수석의 페이스로 흐를 것이라는 추측이 쉽게 나온다.
기존 경제팀의 주요 멤버가 자리만 바꿨다는 점에서 김 대통령이 경제정책의기조에 문제를 삼고 있지는 않으며 특히 기획원 차관의 경제수석 영전으로미루어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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