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판교착 제네바 북-미회담

북미협상의 최대쟁점인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핵심사항들이 거의 타결됐지만{남북대화}를 놓고 미국과 북한의 심각한 의견불일치는 결국 이 회담의 막판풍향을 점칠수 없을 만큼 오리무중속으로 빠져들게하고 말았다.16일 비공식회담을 북한대표부에서 2시간 가진 양측수석대표들은 17일이후향후회담일정을 현재로선 어떻게 잡아야할지 아무 계획이 없다고 밝힘으로써회담추이에 대해 어느누구도 자신있게 전망할 사람은 없다.단지 이 협상의 성격상 전반적인 구도에서 어느 단일 사안이라도 전체가 하나로서 추진되는 경향이기 때문에 기존합의사안들은 단일사안(남북대화)타결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담보존재로서 협상테이블 뒷전에 제쳐져 있기 마련이다.포괄적(광범위하면서도 철저한) 타결을 목표로 하고있는 이번 협상의 두드러진 특성인 총체적 해법은 그래서 그만큼 힘들고 복잡다단한 상호연계적 관련성을 포함하고 있는만큼 미묘한 대표단들의 {감정요소}까지 접목해 있다고볼수 있다.이러한 맥락에서 남북대화 재개원칙을 놓고 북한대표들이 금일성사망 전후를분기점으로 하여 드러내놓은 돌변한 태도가 과연 한미양국으로 하여금 어떻게 대응해야할는지 합일점을 찾기가 그리 간단치 않다.

지난 8.12합의정신 4개항에 입각해 미국측은 이 정신을 살려 남북대화 재개를 북한측에 촉구하고 있으나 북한측은 이 정신을 외면하고 이번회담이 핵협상인만큼 주제이외의 사안들을 끄집어내어 협상 테이블위에 놓는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맞서 현재의 핵협상을 좌초시키고 있는 주인이 되고있다.북미관계개선에 따른 격상된 기능을 하는 대표부형식을 고집하고있는 북한측이 먼저 영사관계를 미측과 수립한 후 상황을 봐서 남북당사자 문제인 남북대화재개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는 자세이다.

한마디로 남북대화재개시기와 형태등 구체적문제가 협상타결의 막바지관문이된셈이다. 한국 또한 이에대한 정부입장이 확고하다. {한반도 당사자 문제해결에 입각하여 남북비핵화 공동선언이행을 포함한 남북대화가 재개 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공동선언이행과 남북대화재개를 이원화시켜 앞부분만 받아들이고 남북대화는 단 한치도 물러설수없다는 강경자세다. 미국은 이를 경수로지원 국제컨소시엄과 연계시켜 재정적.기술적 주도역인 한국의 참여가 실현되기위해선 남북한 긴장해소는 선결조건이며 그 구체적수단인 {남북대화재개}를 일관된 원칙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같은 미국측 속셈을 모를리없는북한은 자신들의 대나적 주민의식동요와 이로인한 체제불안등 악순환요인과함께 지난7월이후 조문파동등으로 대한국감정이 급속도로 악화된 마당에 아무리 미측에 의해 한국입장이 미화되어 전달됐더라도 일정기간 냉각기를 갖는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현재의 일시적 회담중단은 바로 북한위정자들이 이같은 미측요구를 어느정도선에서 수용하면서 그에따른 타결의지를 보이느냐에 따라 이번 협상의 마무리일정이 잡혀질 것 같다.

폐쇄사회속의 독선적궤변이 지배하는 북한 김정일집권층의 비합리성과 대남적대의지가 북한이 지향해야하는 좌표를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발돋움하려는 개방지향, 현실론적 개혁세력목소리에 압도되는 시점이 바로 북핵타결의 최종해법이 도출되는 시기로 봐야하겠다. 평양권력내부의 숨가쁜 노선논쟁의 윤곽이 이같은 협상의 막판갈림길과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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