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명탑-심판잣대 고무줄 화합 무색

[심판의 잣대가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었다 하니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대구의 한 임원은 한해동안 정성껏 키워온 선수가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탈락하자 진행석에 고함을 지르다 끝내는 주먹으로 벽을 치고 말았다.전국체전때면 매년 되풀이되는 이같은 판정시비는 {화합의 장}이라는 체전의근본취지를 망쳐 놓은지 오래다.심판의 판정에 크게 좌우되는 유도.태권도등의 일부 경기장에는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각 시도 임원들의 항의와 고함소리로 얼룩지고 있다.여기저기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오고 심판에게 삿대질하는 장면은 어제 오늘의일이 아닌 것이다.

보디빌딩등 일부종목은 한편의 코미디와 다름없다. 근육이 좋으면 자세가 나쁘다고 트집을 잡고, 자세가 좋으면 근육이 좋지않은 것으로 판정을 하는 것도 예사다.

동아대와 단국대의 야구경기도 빠트릴 수 없는 예다. 3대4로 뒤진 동아대공격시 8회말 1사만루의 기회에서 4번타자가 타석에 나왔을때 심판이 일몰콜드게임을 선언한 희극도 있다.

육상.수영등 일부 기록경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종목에 걸쳐 미심쩍은 판정이 쏟아져 나오는게 현실이다.

이같은 모순은 각 시도간의 과열경쟁에 기인한다. 각 시도 체육회가 전국체전을 위해 인력과 재원을 남김없이 투자하는 현실속에서 불가피하게 빚어질수있는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인 셈이다.

개최시도가 성적향상을 위해 수억원의 로비자금을 풀었다는 소문이 끊이지않고 있다. 실제로도 개최시도가 심판, 중앙연맹임원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향응을 베푸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개혁}을 앞세운 문민정부에서도 전혀 고쳐지지 않는 체육계의 악습과 함께어처구니없는 내용물로 포장되어 있는 전국체전, 전반적인 대수술을 가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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