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제언-국내발전이 '세계화'선결요건

우리의 국가발전과 관련된 주요어(Key word)가 '근대화'로 시작해서 '국제화'를 지나 이제 '세계화'로 되었다. 90년대에 들어와 관련 주요 이론가들은국가간 관계유형을 일반적으로 '국제화''세계화''지구화'로 구분해서 개념화하고 있다. 이 구분에 따르면 김대통령의 '세계화'는 '지구화'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다.'국제화'란 각 국가들의 상호통상에 의한 '국가간 관계의 심화'를 의미하며본격적인 국제화 시기는 15~16세기의 민족국가 형성후부터 세계가 하나의 체계(System)로 움직이기 시작할때까지라고 보며 '세계화'는 2차대전 후 세계자유경제를 지향하는 브레톤우즈 체제가 출범되어 '금-달러'를 기축으로 하는 세계통화체계가 확립된 후부터 GATT기저의 세계자유무역 진전 시기라고할 수 있다.

'지구화(Globalization)'는 세계화가 더욱 진전되어 경제, 정치, 문화, 환경모두가 하나의 지구울타리 내에서 동질화되어가는 현상이라고 개념화된다.교통 및 정보통신의 혁명적 발달로 '지구의 시공간 압축'이 더욱 심화되어지구화된 미래에는 자본, 상품, 정보, 지식등의 이동이 국내외간에 차이가없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구화된 사회는 민족국가, 개별문화, 지방적인 가치, 인습화된 생활방식등의 주체적 토대위에서 주체들간 혹은 지역들간의 배타적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로간의 존재를 허용·수용하는 관계구조를 갖게 되고 또한 인간실존 혹은 지역실존에 대한 해석학적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가장 지방적인 것이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보편문화(지구문화)를 전제로 이처럼 장미빛으로 담론되고 있는 지구화의 미래가 실제 어느만큼 인간주의적이고 해방적일 수 있는가? 많은 세계적 지성들은 지구화 속의 보편문화가 강대국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게 되지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지구문화란 결국 지배적인(Dominant)문화를 과도하게 일반화하는 것이 되어 궁극적으로 지방화된 정체성을 종속적인 지위로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구화의 진전은 세계자본주의체제의 지구자본주의체제로의 이행을 의미할 뿐이며 세계적으로 풍미하는 포스트모던 신자유주의는 이를 이데올로기적으로 포장한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볼때 지구성(Globality)은 새로운 지구적 신인간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것을 현상적으로 나타내는 '지구화의 실질적 동력'은 다국적 세계자본에 비해 시공간적으로 더욱 통합·강화된 '초국적 지구자본'이기 때문에불가불 인류가 직면하게 될 지구화의 심화과정에는 복고적인 '종속'논쟁이더욱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지역간 혹은 국가간 갈등과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크다.

이상의 고찰에서 볼때 김대통령이 제시한 '세계화5대추진방향'에는 '인간주의적 발전토대'가 간과된 '경제지상주의'일변도의 발전정책만으로는 어떠한발전도 단지 환상에 불과하다는 발전철학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것은 이 철학에 기초된 '공고한 국내발전이야말로 바로 지구화발전(즉, '세계화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강학순(경북대 강사·지리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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