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황속의 침체} 노출

지역섬유업계는 올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지난 4-5년동안 계속 제자리걸음을 해온 섬유수출이 올상반기중 큰폭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다.그동안 섬유산업을 놓고 국내에서는 {사양이다, 아니다}로 논란이 많았는데이같은 수출회복은 사양산업이란 이미지를 일시에 불식시켰다. 그러나 오랜만에 닥친 호황을 잡기위해 섬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설비 신.증설에 나서는바람에 하반기에는 생산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도산업체가 속출, 수요 공급을 조절하지 목하는 구조적인 모순점을 또한번 노출시키기도 했다. 바로 {호황속의 도산}이다.10월말 현재 섬유 총수출은 1백42억2천만달러로 작년같은 기간보다 7.7%증가했다. 89년이후 최고수준이다.

지역의 주산물인 폴리에스터직물은 10월말 현재 3억1천5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30.8%나 증가했다. 지난해 8.7%에 비하면 엄청난 물량이다.섬유가 예상밖의 호조를 보인것은 세계적인 섬유경기회복세 때문이었다. 면화생산대국인 미국 중국 파키스탄등이 지난해 작황부진을 보여 자연히 폴리에스터쪽으로 수요를 확대했고 특히 중국이 의류수출에서 대호황을 보여 국산직물을 대량 반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수출경기가 갑자기 시들해지자 기술축적없이 오로지 물량생산만을 위해 뛰어든 업체는 크게 고전할수 밖에 없었다. 수출창구가 막히자너나없이 덤핑물량을 내놓아 국내업체끼리의 경쟁은 물론 중국산과 가격경쟁을 벌일수없는 상황이 재연됐다. 8월이후 중견업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지역 섬유업체 10여개가 도산했다.

과당 출혈수출로인해 브라질과 유럽 여러 수입국으로부터 쓸데없는 규제를받기도 했고 국내업체끼리 너무 경쟁을 하는통에 상대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우리업체 스스로 세계무역관행상 유례가 없는 {수출지도가격제}를 채택한 부끄러운 사실을 경험하기도했다.

국내 폴리에스터 직물수출의 84%를 점유하고있는 지역섬유업계는 올해도 수출일변도의 {일방통행}식 경기구조를 벗어나지못해 홍콩시장에의해 경기가좌지우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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