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거센 공세에도 국산영화가 작품성과 흥행 두면에서 선전,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한해였다.관객동원에 가장 성공한 영화는 역시 여름철에 개봉됐던 할리우드 액션물.아놀드 슈왈츠네거를 앞세운 '트루 라이즈'와 커누 리브스를 신세대 스타로부상시킨 '스피드'가 대표작이며 '라이온 킹' '포레스트 검프' '미세스 다웃파이어' '마스크'등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도 강세를 보였다.크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컬트영화 '펄프픽션'과 장국영이 경극 여배우로출 연,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던 첸 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다소 무거운주제의 흑백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스필버그감독의 명성에 흠이 가지않을정도의 관객을 끌었다. 반면 홍콩액션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영화계의 사건은 매년 결산때마다 '위축'이라는 표현을 벗어나지 못했던 국산영화의 분발.
영화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우석감독의 '투캅스'는 표절시비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크게 흥행에 성공한 외국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정도로 관객동원에 성공했다.
'가벼운 포르노그라피' 를 표방하는 장선우감독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여균동감독의 '세상밖으로' ,장현수감독의 '게임의 법칙'이 방화의 고른 수준향상과 관객동원 성공에 앞장선 작품들이다.
임권택감독의 '태백산맥' 역시 매년 임감독이 거둬들였던 성공에는 다소뒤지지만 많은 문제제기와 작품성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또 국내 최초의 SFX무비 '구미호'와 최초의 성인 애니메이션 '블루시걸'은 작품의 완성도면에서는 다소 실망감을 주었지만 각 분야의 '최초'라는 점이 관객들에게 어필, 새로운 영역에 대한 방화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장미빛 인생'과 공륜의 심한 가위질로 물의를 일으켰던 '해적'등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주목할만한 작품도 적지않았다.장선우, 여균동, 장현수등 경력이 길지않은 신인급 감독들의 활약과 정선경, 정우성등 신인배우들의 발굴도 올해의 수확이다.
반면 '투캅스'를 통해 영화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던 박중훈이 대마초흡연혐의로 구속된 것은 그를 아끼는 영화팬과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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