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보고싶어 밤마다 울기도 하지만 새해 새희망을 담은 편지를 띄우며울적한 마음을 달랩니다]대구시 달서구 갈산동 동산섬유(주)에 근무하는 중국인 근로소녀 강숭령양(강숭령.17)은 이역만리 낯선땅에서 세모를 맞는 고달픈 처지지만 희망으로 가득하다.
강양은 부지런히 돈 모아 고중학교(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해당)에 다니는 동생학비도 보태야 하고 대학갈 학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 산동성 즉묵시가 고향인 강양은 아버지(47)가 열쇠제조공장에서 시력을잃고 어머니(45)는 허리병으로 몸져눕자 지난해 12월 10대 동료소녀 74명과함께 바다건너 대구까지 왔다.
[지금쯤 고향에 있었으면 가족과 중국만두(속없는 호빵크기만한 만두)를 먹고 수천리 떨어진 친척을 만나러 여행길에 올랐을 겁니다]
강양은 산업연수생이라 월급이 10여만원이지만 서너달마다 2백-3백달러씩 송금할 정도로 알뜰하다.
시내로 외출하면 맛있는 음식과 예쁜 옷도 사입고 싶어 나들이도 삼간다.중국소녀들이 대구까지 온 사연은 중국에도 사회문제화 되다시피한 혼수비용을 마련하거나 장사밑천을 모아 남부럽지않게 살아보려는 야무진 꿈 때문이다.중국에도 혼수용 가전제품을 마련하는데만 8천-9천원(중국돈 1원은 우리나라돈 1백원 상당)이 들어 3백-4백원하는 근로자임금의 20여배나 필요해 결혼을 앞둔 여성들에겐 큰 부담이 된다는 것.
연초 휴가에 이들 소녀들은 시내 다른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친구들과 조촐한파티를 열어 고향 못간 설움을 달래고 지난달 대구에 온 친구들에게 고향소식을 들을 계획이다.
연중 기숙사 생활을 하는 근로소녀들은 [한국남성들이 폭력적이고 참을성이부족한 것 같아 한국여성들이 불쌍하다]며 TV를 통해 느낀 한국남성상도 얘기한다.
내년 11월까지 2년간 계약으로 대구에 온 이들 소녀들은 이국에서 힘든 생활이지만 [모두들 1년만 참자]며 서로 위로하고 있다.
[엄마 아빠 내년말에 다시 만날 때까지 몸 조심하세요. 부지런히 돈모아 부모님 편히 모실게요...] 강양은 며칠전 추위에 고생할 부모에게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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