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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사퇴 불사} 발언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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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기택대표의 {대표직사퇴불사}라는 중대결심발언으로 당내 갈등기류가 증폭될 조짐이다. 12.12투쟁이후 동교동측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특히전당대회시기문제를 놓고 대립을 보여온 터여서 더욱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양측의 향후대응이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당분간 힘겨루기식의 갈등국면이이어지겠지만 분당등 파국보다는 결국 협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잖다.이대표는 29일 저녁 계보의원 15명등 원외위원장 1백여명이 참석한 통일산하회(회장 강창성)송년모임의 인사말에서 "금년 한해는 대여관계부터 당내갈등까지 어둡고 암울한 한해였다"며 "나름대로 새로운 결심을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다"고 언급, 서두부터 긴장시켰다.

이대표는 울분섞인 회한의 감정을 표출했다. "한해를 보내며 지도력이 없고우유부단하며 아직도 셋방살이하는 당대표라는 자화상을 그려본다"면서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여러분에게 미안하고 국민들에게도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이대표는 자신의 정치역정을 회고한뒤 "이런 자화상을 가지고 당대표를 앞으로도 지속해야 할지 심각한 고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대표직사퇴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바로 그는 동교동계를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대시기와 관련, "지방선거후에 하자는 측의 얘기도 상당한 일리가 있으나 나는 반드시 선거전에 해야한다고 본다"면서 "당대표로서 선거를 치러도 내가 치른다"며 조기전대를 재차강조했다. 선거도 자신이 진두지휘하고 책임도 자신이 지겠다는 {홀로서기}선언인 셈이다.

5공당시 신한민주당창당예를 든뒤 "지금은 창당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전당대회를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당대회 하나 못치르는 정당을 어느 국민이지지하겠느냐"며 "특정지역은 승리할 것이나 다른 지역은 실패할 것이 분명한 결과를 뻔히 알면서 어떻게 이대로 가자는 것이냐"며 강력히 비난했다.이대표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동교동측을 치고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이대표는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연말연시에 좀 더 고민하겠지만 상황이 내가생각하는 정치적목표와 멀어질 경우 중대결단을 내릴 작정으로 마음을 다져가고 있다"면서 "내 갈길을 찾아보겠다"며 최후통첩을 띄웠다.이날 연설을 들은 양측의 가교인 김정길 전최고위원은 "미묘한 시점에 신중하게 당내이견조정과정을 보면서 나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예기치 못한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양측간의 타협을 거듭 주장했다.같은 시각 내외연도 여의도 63빌딩에서 권노갑, 한광옥최고, 정대철고문, 허경만 전국회부의장등 40여명의 소속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시 송년모임을갖고 있었는데 지도부들은 이대표의 이같은 말을 전해듣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허의원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통합당시 의원비율이 9대1이었지만공동대표까지 시켜주었는데" "대표직 던지라고 해"라는등 극도의 불쾌감을드러냈다. 물론 동교동계의 맏형인 권최고는 "정확한 내용을 알아봐야 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평의원들은 "막판까지 가려는 것이냐"며 흥분했다.민주당은 갑술년을 당내 양대기둥이 격앙된 감정상태를 연출하며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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