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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세풍-세계화 구호만으로 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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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라고 하면 세계적 휴양지 마이애미 비치가 있고 금세기 인류최대 업적으로 기록되는 달착륙을 성공시킨 케이프 케네디 우주센터가 있는곳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케네디 우주센터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배후도시 올랜도는 잘 모르고 있다.**연구도시 올랜도**

물론 우주과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나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은 올랜도가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국내에는 관광업계에 이곳이먼저 알려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우주센터견학과 디즈니월드.시월드관광등을 함께 묶은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그 올랜도에서 작년말 인류문명사에 또하나의 에포크가 기록됐다. {올랜도센티널}등 현지신문들이 인류의 달착륙에 버금 갈 위업이라고 흥분한 이 사건은 다름아닌 대화형TV의 탄생이다. 올랜도 프로젝트로 불린 이것은 광통신망.슈퍼컴퓨터.첨단교환기등을 이용, 대화형TV에 쌍방향으로 의사전달이 가능하도록 한 최첨단 정보통신시스템이다. 과학자들은 일찍부터 이것이 홈쇼핑등으로 실용화되면 인간의 생활판도를 뒤바꿀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대화형TV시장을 장악하면 황금의 정보고속도로를 지배하게 될 것은 뻔한 이치여서 세계적 기업들이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가며 치열한 개발경쟁을 벌인 것인데 그고지를 올랜도가 선점한 것이다.

상주인구 불과 95만명-광활한 평원에 3면을 대서양과 접하고 있는 플로리다반도 중남부에 위치한 올랜도는 사철 따뜻한 해양성기후에 힘입어 일찍부터관광휴양산업과 원예농업이 발달해 왔다. 92년 한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외국인 2백50만을 포함 2천만명에 이르고 겨울철이면 전미국 야채와 과일소비량의 90%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들어오는 관광수익과 씨만 뿌리면무럭무럭 자라나는 원예작물만 내다 팔아도 풍족한 생활을 누릴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올랜도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달착륙이후 주춤거리며 급격히 제동이 걸린 항공우주산업에 종사하던 최고급두뇌들을 재빨리 컴퓨터산업쪽으로돌렸고 얼마안가 세계 컴퓨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의 대화형TV개발도따지고보면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내다본 올랜도 시민의 선견지명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잽싼 주력산업 변경**

그들은 UR협상이 거론 될때부터 이미 국제화에 눈을 돌렸다. 몇년전부터는교육자치단체 독자적으로 국교생들에게 불어.스페인어.일어등 3개국어중 하나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도록 하여 교육하고 있다. 일주일 10시간씩하는 이교육은 어린 국교생임을 감안, 낯선 외국문자대신 해당국어 발음을 영문으로 표기한 구어중심의 회화만 가르친다. 때문에 아이들이 어렵게 생각지도 않고 곧잘흥미를 느껴 수업성취도가 무척 높다고 자랑한다.

한알의 오렌지, 한알의 자몽이라도 더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당국과 끈질긴교섭을 벌여야하는데 그때는 해당국 언어로 상담할때가 가장 실적이 높았다는것. 변변치못한 영어하나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서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대입에 제2외국어를**

어제 오늘 원서를 마감하기 시작한 전기대입시요강을 보면 본고사에 제2외국어를 필수로 넣은 대학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교육계 석학들이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수내시험에도 제2외국어문제는 슬그머니 빠져있다.이나라 초중고 교육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대학입시에 제2외국어가 없는데고교의 제2외국어교육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국제화.세계화만이 살길이다고 신세계라도 발견한듯 줄기차게 외쳐대고 있다. 이쯤되면 잠꼬대 하나는 {세계화}수준에 이르렀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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