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의 통합선거법개정의 극적타결로 정국은 지자체선거국면으로 급속히전환될 전망이다. 이번에 민자당은 참담한 패배를, 민주당은 완전한 승리를거두었다는 정가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민자당은 내부분열을 추스리고 선거전열을 재정비해야하는 과제를 안고있고 민주당은 이번에 정국주도권을 잡았지만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의 알력의 재발및 비호남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등 여전히 전도가 순탄하지만은 않은 편이다.민자당한달여를 끌어온 지자제정국이 여야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됐음에도 민자당은침울하다. 결과를 놓고보면 민자당으로서는 얻은것은 없이 명분과 실리 모두잃어버렸다. 한달간 정국을 벼랑끝으로 내모는등 힘의 논리를 내세웠던 민자당에 남은 것은 "결국에는 정치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아니라 "외형면에서도 완패고 내용면에서도 참패"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14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이럴 바에야 뭣하러 이야기를 꺼냈느냐"는 볼멘 소리를 터뜨린 것이나 이날 아침부터 당내에서 "백기걸린 민자당"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것도 이때문이다. 원칙도 없고 기준도 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여론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당초 방침이던날치기조차 하지 못하는 '무기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씻지 못할 오점도남겼다.
선거정국까지 가지 않더라도 한달간의 지루한 싸움의 결과로 볼때 향후 민자당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당지도부의 장악력 상실이다.제2창당을 선언하며 새출발을 다짐했던 이춘구-김덕룡체제의 당지도부는 이번 지자제정국에서 단한차례도 일사불란한 단합을 과시하지 못하고 지리멸렬을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 따로, 소속의원 따로'만이 아니라 '계파따로, 계파내 사람따로'같은 전에 없던 기현상마저 불러 일으켰다.또 평의원들 사이에서 지도부 '인책론'까지 들먹거릴 정도로 가뜩이나 약화된 결속력이 더욱 약화된 현상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보이지않는 전력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소속의원 거의 대부분이 한달간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조차 못하고 '강건너불구경'을 하는 듯했던 사실 또한 지방선거에서의 전력투구를 막는 장애물로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자당은 지방선거전으로 정국대전환을 꾀할것으로 전망되나 이에 앞서 결속을 강화하고 당 체제를 '일사다난'이 아닌 '일사불란'한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급한 불끄기에 나서야 할 판이다.한달간의 지자제 정국은 민자당에게 무엇보다 집권당으로서 자신감이나 힘의우위마저 상실한 채 얻은 것은 없이 온 몸에 생채기를 남기고 심각한 무기력증만을 안겨주었다.
민주당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여있다. 형식적으로는 절반양보지만 내용상으로는 완승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투쟁의 평가를 우선 네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민자당의 지자제선거연기음모를 완전 분쇄시킨 것이고 다음으로는 여야대치정국의 전환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선거정국이 무르익기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여권의 분열상노정으로 반사이득을 취함과 동시에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잡았다는 것이고 또 선거를 앞두고 이기택총재를 중심으로 한 단결력이 어느때보다 고양되었다는 점을 들고있다. 동교동계와의 사소한 차이에도 불구,전체적으로는 호흡이 잘 맞았다. 이총재가 협상막바지에 당내에서조차 도농통합형의 수용쪽으로 기울던 분위기를 끝까지 고집,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기초의회선거에서 정당공천이 배제되었지만 실제로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완전승리라는 시각이다. 우선 내부공천을 할수 있는데다 특히 민주당이취약한 비호남지역에서는 당선가능성이 있는 무소속후보를 밀어주거나 연합공천등을 할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욱 유리한 형국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민주당은 이같은 기세를 갖고 즉각 선거체제에 돌입하고 또 계속해서이번 투쟁과정을 활용, 대여공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선거를김영삼정부의 '중간평가'성격으로 선거국면을 이끌고 가겠다는 구상이다.그러나 민주당의 향후 전도가 밝지만은 않다. 이총재의 리더십이 확인되었지만 공천과정에서 각계파간의 알력이 도질 것 같다. 특히 호남지역및 서울지역등 민주당 유리지역의 공천을 놓고 동교동계와의 관계도 관심거리이다. 이총재는 8월전대를 앞두고 있어 독자적인 행보를 할것도 예상되어 동교동계와의 마찰도 충분히 점칠수 있다.
또 비호남지역에서의 승리도 아직은 장담할 수 없어 고민이 적잖다는 것이다. 외부영입작업도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동교동측은 자민련과의 지역연대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민자당의 선거법개정저지투쟁과정에서 보여준 민주, 신민, 자민련등 야3당의 연대가 선거국면에서 어떻게 연결될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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