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로 스쿨'경쟁

서울대가 대학 개혁안으로 법과대학에다 2년과정의 법과대학원(Law School)을 설치키로하자 일부 사립대학들도 잇따라 로 스쿨 설치안을 내놓고있다.전통적으로 법과대학이 강세로 알려진 고려대가 서울대와 같은 4+2학제의 로스쿨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나름대로 자신이 있다는 한양대와 중앙대도법대 학부과정을 그대로 두는 대학원과정의 로 스쿨 신설안을 내놓았다.그러나 법대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로 알려진 연세대는 기존 법대 학부과정을 폐지하고 3년제의 로 스쿨을 신설키로 했다. 여기엔 성균관대가 동조했다. 정부가 사법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발표한뒤의 일이다.로 스쿨 이야기는 먼저 국민에 대한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을 전제한다.국민들이 변호사의 정당한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사례가 많은데다 변호사는 만물박사인양 모든 분야에 걸쳐 법률서비스를 맡아오면서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양성및 선발과정을 바꾸자는 것이 골자다.결국 변호사 숫자를 늘여 뽑는다는것이 사법제도 개혁의 골자이다. 그런문제가 느닷없이 대학 이기주의에 가려 사태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어 '이러다가 사법개혁이 물건너 가는것 아닌가' 하고 뜻있는 시민들은 불안해한다.

대학이 법과대학을 폐지하거나 또는 확대하는것은 대학자율에 맡길수있다.그러나 그것이 로 스쿨 설립과 맞물려있는만큼, 또 로스쿨 출신에 한해 변호사 선발시험에 응시토록 한다면, 로 스쿨 설치는 대학 스스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사법제도 개혁과 괘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의 일부사립대학들이 독자안을 내놓고 정부에 으름장을 놓고있다. 자기들 안을 받아들여달라는 뜻이다.

사실 로 스쿨이 설치되면 기존의 법과대학은 로 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법학과로 그친다. 일부대학에만 로스쿨이 설치된다면 로 스쿨을 유치(?)하지 못한 법과대학은 존재이유가 없어지는것이다.

그러나 자기 대학이 살겠다고 어렵게 시작한 정부의 사법제도 개혁안을 대학들이 말려서 '안'으로 끝내게 해서는 안될것이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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