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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시의 푸른나무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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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폐유와 휘발유(16)앞쪽은 계속 피켓으로전경대원들을 내리친다. 전경대원들은 방패로 막고만있다. 전경대원들이 밀린다. 데모꾼 대열이 앞으로 조금씩 움직인다. 풍물소리, 고함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귀가 따갑다. 땀이 흐른다."앞으로 나서지 마!"

찡오형이 외친다. 우리 식구들은 우우 고함만 지른다. 내가 아는 얼굴은 몇되지 않는다. 모르는 식구들이 태반이다. 애젊은 치들이다. 성지산 캠프장에서신입들이 훈련을 받는다고 기요가 말했다.

다시 구호가 터진다. 확성기로외친다. 데모꾼이 함성을 지른다. 기름 짜는중간에서 삐라가 뿌려진다. 종이장들이 공중에 나부낀다. 해딱해딱 춤을 춘다.비둘기들 같다. 도심에는 새가 드물다. 비둘기는 산다. 고가도로 천장에 비둘기 보금자리가 있다. 나는 뒷사람에 떠밀려 간다. 빠져 나갈 수가 없다. 차도는 데모꾼의 차지이다.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난다. 연달아 터진다. 연기가 올라온다. 갑자기 눈이 따갑다. 목이 막힌다. 데모꾼의 전진이 멈춰진다. 기침소리가 요란하다.전경대원이 공격을 시작한다. 고함소리가 터진다. 신음소리가 잦아진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앞쪽의 대열이 흐트러진다. 전경대원들이 젊은이들을끌어낸다. 뒤쪽에 닭장차가 있다. 닭장차로 젊은이 몇이 끌려간다."빠져, 시장쪽으로 빠져!"

찡오형이 외친다. 우리 식구들이 뒤로 물러난다. 중간쯤에 신음소리가 낭자하다. 지체장애자들이 거기에 몰려 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다. 목발 짚은 사람이다. 반신불수 사람이다. 얼핏, 그 사이에 노경주가 보인다. 두팔을 내젓는다. 그쪽으로 가고 싶다. 노경주를 도와주고 싶다.

"야, 마두, 빨리 빠져!"

누군가 외친다. 나는 눈을 씻으며 돌아본다. 새치다. 기요와 짱구는 보이지않는다. 내 주위가 훤하다. 나는 시장쪽으로 뛴다. 그쪽에 짱구가 보인다. 시장입구에 식구들이 진을 치고 있다. 피켓을 흔들며 고함을 지른다. 나도 그들사이에 섞인다. 내 손에 피켓이 없다. 어디선가 놓아버렸다.재채기, 콧물이 쏟아진다. 눈물이 흘러내린다. 차도 쪽은 난장판이다. 젊은이들의 전경대원에게 끌려가고 있다. 닭장차에 태워진다. 노점상 아저씨와 아줌마도 끌려간다. 시장 건너편의데모꾼은 구호만 외친다. 한약 제조권, 약국말살 정책, 장관은 퇴진하라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쪽은 최루탄이 터지지 않는다.

"장애인 취업보장, 장애인 시설 확장하라!"

외팔이 사내가 확성기로 외친다. 장애자들이 주먹을 흔들며 따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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