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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192)-도전과 응징(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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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불 안가리던 스무 살 전후에는 이런 생활도 괜찮았소. 그러나 지금,맞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긴 나도 마찬가지요. 폭력배가 자랑스러운 직업은못되잖소"쌍침형의 대답이 무겁다.

"모르긴 해도 시우씨가 그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일꾼 같지는 않은데요"경주씨가 말한다.

"그건 우리가 판단할 문제요"

"마두는 착한 청년이예요. 시키는 일 고분고분 잘하고 말썽 안부리고, 무엇보다 정직해요. 시우씨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요"

채리누나가 나를 돌아보며 말한다.

"사람을 거느리다보면 쓸모가 있는 부분이 눈에 띄게 마련이지요. 시우씨는 제가 하는 일도 도울 수가 있어요.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이 중증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사례는 흔하니깐요. 그러나 시우씨는 자연속에서, 자연과 함께 사는게 훨씬 적성에 맞아요. 그 길이 옳은 일이라면 주위에서 힘써 도와줘야지요. 시우씨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말입니다"경주씨가 말한다.

"생각해 보겠소. 우린 동생공사하기로 맹세한 형제라 그렇게 쉽게 포기할수는 없소"

나는 가만 있다. 쌍침형에게 아우라지로 보내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그는 내 허벅지를 담뱃불로 지질는지 모른다. 나는 허벅지에 그런 흠집을 여러군데 가지고 있다. 쌍침형이 "넌 아우라지로 돌아 가"하고 말해야 한다.그래야 나는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

승용차가 호텔뒤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우리는 승용차에서 내린다. 짱구가먼저 와 있다. 점심을 안 먹었을테니 냉면이나 먹자고 채리누나가 말한다.날씨가 덥다. 시원한 냉면 생각을 하자 절로 시원해진다. 냉면은 양이 적다.미미와 먹어본 적이 있었다. 나는 목발에 의지하여 걷는다. 오른쪽 다리는힘이 없다. 쌍침형은 이제 절뚝거리지 않는다. 짱구가 내 옆에 붙는다."향린동을 먹었어. 강변파 왕초는 서울로 토꼈구. 그 아래 도식이 형님이우리 조직에 들어왔지. 서열상 불곰 형님 다음이야. 당분간 향린동을 관장할거야. 강변파 조직은 깨졌어. 종성시는 이제 천하통일이 된 셈이야. 강변파쥐들이 우리 쪽에 모두 붙었지. 잔챙이 칠, 팔명만 숨었어. 기회를 노리겠지만 어림없지. 무슨 힘을 쓰겠니"

나는 듣고만 있다. 짱구가 계속 말한다.

"그날 밤 향린동 유흥가는 진짜 전쟁터를 방불케 했대. 우리 쪽에서 마흔다섯 명이나 동원됐다잖아. 중무장해서. 놈들 아지트와 업소를 닥치는대로쳤대. 경찰도 기가 질려 수수방관했구. 불곰형이 총지휘를 했는데 작전 시작에서부터 삼십오 분만에 상황이 끝났대"

우리는 냉면집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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