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 철통경비 무루로아섬 영국인 2명 유유히 침입

핵실험을 실시한 남태평양의 무루로아산호섬에 대한 프랑스군의 물샐틈 없는 경계망이 2명의 영국인에 의해 사상 처음으로 무참히 뚫리고 말았다.영국의 공군특수부대(SAS)출신의 전특공대원 2명은 핵실험이 실시된 5일이전에 무루로아 산호섬에 몰래 잠입했다 뒤늦게 경비대에 적발돼 프랑스를깜짝 놀라게 했다.특히 이들중 한명은 대부분의 프랑스 지하 핵실험을 통제하는 지휘통제소가 위치한 무루로아 산호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까지 하며 핵실험 반대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그는 물론 검거됐지만또다른 한명도 산호섬 해변상륙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핵실험당일인 5일 프랑스 경비대에 붙잡혔다.

지금까지 무루로아섬에 대한 그린피스나 반핵주의자들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막아온 프랑스 해군 경비대의 수비를 어떻게 뚫었는지는 의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외신이나 프랑스 당국도 이에대해 자세한 언급을 않고 있으며 이들의 잠입사실도 핵실험 당일인 5일 파페에테주둔군 대변인 세르지 테보의 발표로 처음 알려졌다.

이 발표는 자크 시라크대통령이 "예정된 96년 5월까지의 핵실험 완료일정이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힌뒤 나온 것이다.

물론 시라크대통령의 이 발표는 날로 드세지는 반핵활동에 대한 유화적인제스처로 프랑스에 쏟아지는 반대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인 것이다.현재 무루로아섬에서 조사를 받고 있어 이들의 침입경로를 둘러싼 이야기는 좀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지만 프랑스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사건'이었다.

프랑스는 지난 1일 핵실험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항의선박 2척을 붙잡았으며 12해리전관수역을 통과하려는 뗏목배와 잠수부까지 통제하며 경비에 만전을 기해왔던 것이다.

체포되긴 했지만 프랑스의 철통수비라는 자존심을 손상시킨 2명의 영국인침투는 앞으로 계속될 핵실험 반대파고의 한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 것이다.〈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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