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월드컵 유치에만 급급해서야

월드컵 유치를 위한 유치위원회와 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우려되는 바가 있음을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일전 유치위원회는 우리가 월드컵을 유치한다면 10일간의 전지 훈련비 44억을 지원하고, 주최국에게 돌아오는 수익금 일부(약 600억)를 세계 축구 발전 기금으로 내 놓겠다고 했다.그러나 지나친 친절이 업신여김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특히 월드컵유치열기 고조를 위해 마련된 마라도나 재기전을 주관한 방송국의 태도는 어딘가 주체성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마라도나는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우리 어린이 팬들과의 약속조차도 어기는 무례를 저질렀다. 그러나 그의 돌발적인 행동도 철저한 체력 관리로 미화되었다.더욱이 중계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의 태도는 분노조차 느끼게 했다.미국 월드컵 때 마라도나를 악착같이 수비한 허정무 선수의 근성을 우리가좋아하고 잊지 못하는 것은 바로 경기에서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계 아나운서는 마라도나의 묘기를 보기위해 개인 방어가 아닌 지역 방어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국가 대표팀이 마라도나의 재기를 위해서 희생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전반전 중계의 대부분은 마라도나의 이야기였다.세계 축구인들은 마라도나의 묘기를 보고 월드컵 개최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마라도나의 기량을 제압할 때 더 후한 점수를 줄 것임은 틀림없다.

월드컵 유치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 정말 국민의 뜻을 모을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 될 것이다.

박전현(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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