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러시아식 테러진압

한국 현대전자 단체연수단에 대한 인질극은 9시간 협상 실랑이 끝에 범인이 살해되고 인질들은 모두 무사해 다행이었지만 테러범을 제거하는데 역시러시아식으로 강경책을 썼다는데 뒷얘기가 무성하다.그것은 폭발물과 권총을 지닌 테러범에게 꼭 그와같은 방법을 시도했어야만 했는가 하는 의문이다. 자칫 잘못했으면 인질들 생명이 무척이나 위험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해결에 대해 우리측은 러측에 사의를 표명하긴 했지만 러 특수군인 알파부대의 공격당시 한국대사관측은 남아있는 인질들을 고려해 공격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러측은 이를 무시하고 자신들 방식으로 테러범을 진압하긴 했지만 여기에문제점이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고 한 외교관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다행히 범인이 이번 경우 전문테러범이 아닌식으로 서툴게 행동했기 때문이지,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가졌던 폭탄이 터져 인명피해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원래 러시아인들은 인질의 안전이나 인권은 차후문제로 두고 강경책이라는러시아식 해결을 앞세운다. 이때문에 이번 인질사건은 알파부대의 전격적 작전으로 인명사고없이 끝을 맺었지만 러시아다운 무리한 진압작전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은행강도사건의 경우도 분명 인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관총을 쏘며 상대하는 것이 예사로 되어있다. 모스크바의 어느 경찰은 "러시아 테러작전은 언제든 강경진압을 원칙으로 한다"고 지적하며 "진압책은 수준이상으로 거의 실수가 없다"고 자만한다.이번 진압책도 사고지점 부근에 꼭같은 관광버스를 갖다놓고 유리창깨는연습부터 여러번 실습끝에 돌격작전이 성공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이 납치된 버스 해방작전이 21초만에 깨끗이 해결됐다고 자랑하고 있다.이들 강경작전은 지난 93년10월 유혈사태시 국회의사당을 탱크로 밀어붙이던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사건에서 수훈을 세운 사람중 하나가 유리수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으로 그의 재치있는 범인과의 직접 타협으로 돈을 조금씩 건네주며 인질들을 차례로 빼낸 기민성을 사람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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