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폭로로 정국을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해온 민주당이 최근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정치권중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로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오던 민주당은 '사전각본설'과 '민자당2중대설'때문에 한풀이 꺾인데다 최근 비자금 정국이 민자,국민회의간의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방향을 못잡고 있다.이같은 당내 분위기로인해 민주당은 21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소환조사를 요구한 성명을 냈다 20여분만에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3김씨중에 일관되게 김총재를 겨냥해 왔던 민주당이 최근 방향을 못잡고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었다.
이날 민주당은 당초 김총재가 노태우씨로부터 20억원을 받은 것을 문제삼아 검찰에 소환조사를 요구하는 대변인 성명을 냈다.
민주당은 이 성명에서"검찰이 구속된 전직대통령으로부터 거액의 검은돈을 받았다고 밝힌 김총재를 소환하는데 고심하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면서 "검은돈을 받은 혐의가 있다면 응당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사법처리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김부겸부대변인은 이날성명에 대해 기자들이 진위를 묻는등 논란이 벌어지자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던 당수뇌부와 지역구에 내려가 있던 이규택대변인과의 조율을 통해 이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김부대변인은 "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에 공격방향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초점을 흐릴 필요가 없다"며 언론에 이부분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했다.그러나 민주당이 이처럼 비자금 정국대처방안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것에대해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박계동의원의 비자금 폭로와 소속의원들의 활약으로 정국에 유리한 국면을 차지했으나 갑자기 비자금 문제가 양김씨의 싸움으로 변질되면서구체적으로 잡히는 성과가 없다는데 초조해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19일 박의원의 비자금 폭로이후 상승세를 타던 민주당의 인기가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는 여론조사결과도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부대변인은 "국민회의측에서 민자당2중대설을 퍼뜨리고 있는 상황에서같은 야당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곤란한것 아니냐"며 일단 이 문제에서 비켜나가려 했다.
이때문에 민주당은 고육지책으로 김대통령과 민자당을 공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국이 민자당과 국민회의간의 전면전 양상을보이면서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은 일단 대선자금의 공개와 함께 노씨 검은돈에 연결된 여야정치인모두가 똑같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원칙론에서만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모습이다.
또 노씨 비자금과 관련된 정치인들의 폭로를 통해 정치권의 자정선언을 이끌어내 비교적 깨끗한 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입장이다.그러나 1노3김의 대결장화하고있는 비자금 정국의 와중에 당내 지도력과결속력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민주당이 정국을 무난히 헤쳐나갈수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이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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