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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305)-제10장 아우라지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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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씨는 수돗간에서 빨래를 한다. 할머니 입은 옷을 죄 벗겨 내어갔다.내 옷도 죄 벗겼다. 할머니가 장롱에서 내가 입을 옷을 찾아주었다. 아버지가 입던 옷이었다. 할머니는 부엌에서 찬을 만든다."시우씨, 명구씨 깨워요. 속옷 벗어달라 하세요"

수돗간에서 경주씨가 외친다. 나는 짱구를 깨운다. 짱구는 어젯밤 늦게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제 집으로 돌아가고, 한참 뒤였다. 억병으로 술에 취해 있었다. 그렇게 취해 차를 몰고 왔다. 짱구를 흔들어도 꿈쩍을 않는다.끄응 신음을 하며 돌아눕는다.

도담댁이 담 너머로 넘겨다 본다.

"여기는 언제까지 계실거요?"

"내일 아침 떠나려해요. 그쪽 식구들을 자원봉사원들이 돌봐주고 있지만빨리 올라가야지요. 참, 우리 식구 여기오는 일 마을분들과 상의하겠다고이장님이 말씀하셨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어르신네들 신세는일체 지지 않겠다는 각서는 써놓고 가겠어요. 올라가면 종성서 이장님댁에전화 넣어 봐야죠. 좋은 결과가 났다면 자원봉사대원과 함께 일차 다시 내려와야 겠지요. 빈집 도배도 새로 하고 청소도 해야 하니깐요"경주씨가 짱구를 깨운다. 짱구가 잠투정을 한다. 마지 못해 일어난다. 짱구는 옷을 입은채 잤다. 경주씨가 밥상을 들여온다. 할머니가 소반에다 국과수저를 나른다. 네 사람이 둥근상에 둘러앉는다. 할머니가 밖으로 나간다."경주씨, 밥 먹고 나 여량까지 차 태워주슈. 종성으로 올라가게"짱구가 말한다.

"왜요? 내일 아침에 함께 올라가잖구"

"아니. 어젯밤 술 마시며 결심했소. 아침에 올라가기로"

"무슨 결심을 했는데요?"

"이대로 있을 수 없다구. 죽은 좆처럼 이대로 주저앉는담 나도 죽었수다.형님이나 채리누나처럼.살아 있어도 산 게 아니요" 짱구가 숟가락을 놓는다. 경주씨와 나를 본다. 눈에 핏발이 섰다. "종성으로 돌아가 꼬마를 손보겠소. 지옥까지 가서라도 그놈을 찍어내고 말겠수다. 형님따라 그 쥐새끼도황천길 보내겠소"

"경주씨, 차 관둬. 걸어가겠수다" 짱구가 할머니를 본다. "할머니, 안녕히계세요. 언제 다시 뵈올런지 모르겠습니다. 이제시우는 안 데려가겠어요.시우는 영원히 아우라지에서 살겁니다. 할머니 절 받으세요"짱구가 넙죽 엎드려 할머니께 절을 한다. 짱구가 점퍼 주머니에서 스키모자를 꺼낸다. 모자를 쓰고 마루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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