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평양식당" 좋은 시절 마감

"서비스 좋은 한국식당에 압도, 메뉴개발등 소홀..가격비싸"모스크바에 있는 평양식당이 한국인에게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한때 평양식당은 러시아를 찾는 한국인 사업가나 관광객, 학생들의 유일한 식당으로 큰 호응을 받았으나 최근 가격과 서비스, 마케팅 측면에서 한국식당이 평양식당을 완전히 압도해 버렸다.

종래 평양식당이 선동적 어투에다 김일성 배지를 단 사람들과 같이 식사한다는꺼림칙한 점이 있어도 한국인들이 찾았던 이유는 모스크바를 통틀어 밥과 국을먹을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격도 93년까지만해도 매우 싸서 유학생들끼리도 기꺼이 평양식당에서 한턱을 낼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식당은 모스크바에 6곳 ,페테르부르크 3곳으로 한국교민들이나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요지에 위치해 종래 평양식당으로 갔던 손님들을 모두끌고있다.

가격은 육개장의 경우 현재 평양식당이 15달러, 한국식당이 12달러로 오히려 평양식당이 가격이 높은 편이다. 서비스에 있어서도 평양식당은 고려인이나 러시아남자 종업원을 쓰면서 손님이 오면 오는가 보다, 가면 가는가 보다 하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한국식당은 한국말을 가르친 러시아여자를 종업원으로 쓰면서 한국인은 물론 러시아 손님인 경우에도 식사하는 자리를 끝까지 지켜보는억척서비스를 보이고 있다.

또한 평양식당은 아직도 메뉴에 있어 다양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맛을개발한다 는 차원보다 배를 채운다 는 의미의 식단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식당은 6곳 대부분이 이미 고유의 전문성을 보이면서 새로운 메뉴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ㅂ식당의 경우 중국식으로, ㄱ식당의 경우는 노래방중심으로 그리고 최근 새로생긴 식당은 일식위주로 전문성을 드러내고 있다. 메뉴도 멧돼지 곰고기등의바비큐에서부터 빈대떡에 이르기까지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요즈음신문 방송 잡지를 통해서 광고를 하는등 마케팅 차원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식당의 내부 인테리어도 계속 개조하는등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더욱이 반찬가게마저 생겨 고기만두(40개입 12달러) 순대(1㎏ 10달러) 콩나물(1㎏ 3달러) 두부(1㎏ 3달러)에 이르기까지 전화 한통화면 집까지 배달해주는 별천지 모스크바가 되어가고 있다.

〈모스크바.朴鍾權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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