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정부당국자들이 사회의 병리를 놓고 국민들에게 즐겨 쓰는 말중엔 根絶이란 단어가 모르긴 해도 한 두번째는 될 성싶다. 워낙 다반사로 남발하는 인플레성 단어가 되다 보니 이젠 사전적인의미외에는 기댈 구석이 없다. ▲경찰청이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검거한 학원폭력배는 4만9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2천여명의 약 4배나 늘어났다. 구속자 수 역시 지난해의 3천2백여명의 3.7배 늘어난 1만2천여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두달동안 역시 근절 을 목표로 한 특별단속에서 9천여명을 구속했다. 당국의 말대로라면 근절한지 5개월만에 또 4만9천여명을 검거했으니 알 수 없는 것이 당국의 말이요, 학교 폭력의 깊은 뿌리다. ▲경찰은 입만 열면우범지역에 담당경찰을 고정배치한다고 하지만 사실 문제는 교문밖 못지 않게 교문안에도 심각하다. 여중 3년생들의 수학여행길 소지품중 보온병에 죠니워커 를 넣은 사실을 발견한 담임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웬만한 고교에선 화장실 담배는 이미 고전이고 공개적으로 학내에서담배를 피워 화재를 우려한 학교측이 한 군데서 피워줄 것을 은근히 유도한다. ▲일부 고교 1, 2년생들은 3학년 선배들을 加虐性 으로 부를 만큼 폭력 기율 을 두려워 한다. 학원폭력의 잠재요인은 이처럼 학내 도처에 잠복하고 있는 셈이다. 바쁜 학부모와 선생님들이지만 보다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접근하는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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