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선물산 끝내 倒産

"외환銀 '회생不可'...9년 법정관리 종지부"

섬유도시 대구의 대표 기업으로 군림하다 부실기업으로 추락, 9년간 법정관리를받아온 남선물산이 결국 회생의 길을 못찾고 공중분해되는 비운을 맞게됐다.

법정관리 책임을 맡고있는 외환은행은 남선물산의 자본잠식액이 1천1백87억원이나 될 정도로 기업부실이 극심한데다 경쟁력마저 상실, 회생이 불가능해짐에따라 법정관리를 중단하고 회사를 도산시키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19일 종업원을 상대로 비산공장의 정리방침 설명회를 갖고 20일부터 공장가동을 중단하며 8월10일 퇴직금등을 정산, 내달 19일까지는 정리절차를매듭지을 방침이다.

남선물산은 현재 주력인 비산공장(종업원 1백43명)과 이현(종업원 1백17명) 노원(종업원 67명)등 3개 공장과 서울사무소(종업원 16명)가 있는데 비산공장의정리가 매듭지어지면 나머지 공장·사무소의 정리도 곧 뒤따를것으로 보인다.

지난 67년 尹經普전회장이 설립한 남선물산은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동국.갑을과 함께 섬유도시 대구를 대표하던 기업.

당시 연 1억달러어치의 섬유를 수출하고 철강등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의대기업이었지만 무리한 사업확장과 경기불황으로 84년 도산 위기에 빠졌다.

1천여개나 되는 하청기업의 연쇄부도등 지역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 도산시키는 대신 영흥철강등 4개 공장을 처분하고 87년부터 법정관리를 하며 회생 노력을 폈지만 수출경기마저 냉각, 갱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환은행의 분석이다.외환은행은 폐업에 따른 종업원의 피해를 덜기위해 노조와 폐업절차를 논의, 정리해고없이 명예퇴직토록 하고 퇴직금과 납품업체의 미지급금등을 정산할 계획인데 85억원 정도의 돈이 들 것으로 보고있다.

남선물산의 폐업을 보는 섬유업계의 눈길은 착잡하다.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시작되면서 84억원의 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80년대말경기 호황일때의 노사분규로 경영개선과 경쟁력 회복 기회를 놓치고 95년부터96년상반기 동안에만 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며 남선물산의 시설이 낡은데다 구조적인 장기불황마저 겹쳐 더이상 버틸 힘이 없었을 것 이라 말했다.

남선물산의 폐업은 종업원들의 실직 고통뿐만 아니라 은행권에도 상당한 피해를 안겨줄것 같다.

외환은행과 한일, 장기, 대구은행등 4개은행에서 1천2백79억원의 채권을 갖고있는데 이중 3분의 1의 회수도 어려울 것으로 은행측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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