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와 삼성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최근 조선, 동아, 한국일보등 국내 유력신문들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무더기 중재신청을 냄으로써 재벌을 배경으로 한 중앙일보와 일부 신문들간의 싸움은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4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청구 및반론보도청구를 낸데 이어 30일에도 한 건의 중재신청을 추가로 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또 한국일보에 대해서도 25일 2건, 26일 2건, 29일 2건의 중재신청을 냈으며 30일에도 6건을 중재신청, 지금까지 모두 12건이나 중재신청을 낸 상태다.
동아일보에 대해서도 한 사안에 대해 25일과 30일 각각 정정보도청구권과 반론보도청구를 신청해 놓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 26일에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데이타시스템이 동아일보를상대로, 중앙개발이 한국일보를 상대로 각각 중재신청을 내는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들 3개 신문사를 상대로 7건의 중재신청을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 고유업종 무차별 침입 기사를, 삼성생명은 고객에 불리한부당약관 기사를, 삼성데이타시스템은 삼성미행 기사를 각각 문제삼고 있으며 중앙개발은 에버랜드 관련 기사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같은 중재신청 외에도 앞으로 삼성그룹에 불리한 기사가 나갈 경우 중재신청 등을 활용, 적극 해명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삼성 그룹은 중재신청과 병행해 중앙일보까지 포함한 신문들에 대해 수일전부터 광고물량을 현격하게 줄임으로써 정면 대응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이 신문에 주는 광고 규모를 보면 한달 평균 조선일보는 20억원선으로 가장많고 이밖에 동아일보 10억내지 15억원선, 한국일보 5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같은 광고물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이들 신문사들의 수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측이 신문 광고를 대폭 줄이게 되자 경쟁 기업들도 광고물량을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때문에 일부 신문들은 하한기중에 이례적으로 신문 면수를 줄이는 고육책까지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면전 선포 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신문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삼성이 받은 피해가 매우 크며 임.직원들이 분개하고 있다 면서 더이상 방관하고만 있을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돼 중재신청을 하게 됐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삼성의 중재신청을 신문전쟁의 일환으로 보지는 말아달라면서 삼성은 지금까지 중앙일보의 경영에 간섭하지 않았으며 신문전쟁은 어디까지나 신문들끼리의 일로 삼성과는 관계없다 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삼성 관계자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벌 또는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기사가 있을 경우 기업 고위관계자들이 언론사를 찾아가 삭제 또는 축소를 부탁 하는 차원이던 지금까지의 관계로 볼 때재벌이 신문을 상대로 중재신청을 냈다는 것은 그동안의 관계 를 부인하고 싸움을 선포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의 재벌그룹 삼성과 그 재력에 의지하고 있는 유력지 중앙일보가 한꺼번에 재벌언론들을 상대로 중재신청을 낸 것은 삼성의 특성으로 볼 때 치밀한 계산아래 이루어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
또 이 경우 여느 재벌들 못지않게 취약점이 많은 국내 언론들이 타격을 받기쉬운 것으로 언론계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과거 신문들끼리의 싸움은 상대방에게 큰 상처만 남긴채 서로 물러서는 선에서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승리자가 있을 수 없는 지저분한 폭로.비방전의 성격도띠었던 것이다.
이번 신문들간의 싸움, 그리고 재벌과 신문과의 싸움도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될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이번 충돌을 계기로 기업과 언론풍토를쇄신하는 발판이 마련되어야만 기업과 언론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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