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全.盧씨 선고공판 연기배경

"일부 피고인 無罪가능성 '관심'"

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씨 비자금사건 담당재판부인서울지법 형사 합의30부 (재판장 김영일)가 14일 돌연 선고공판을 연기한 배경을 두고 법원안팎에서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는 일단 표면적인 이유로 판결문 작업진척이 예상보다 늦다 고 설명하고있으나 재판부가 과연 그 정도의 작업량과 소요시간에 대한 예상을 못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법원주변에서는 판결작업중 일부 피고인에 대한 무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판결내용속에 그같은 이유를 설시(說示)하는데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대두되고 있다.

이와관련, 김재판장은 생각보다 (작업)진척이 느리다 는 기술적 이유만을 강조하고 있으나 변호인을 비롯한 법원 관계자들은 이같은 이유 이면에 판결내용상의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을 수임하고 있는 변호인측은 마지막까지 무죄를 다투던 박준병(朴俊炳).정호용(鄭鎬溶).이희성(李熺性).주영복(周永福)피고인 등 일부 피고인들의 경우 검찰과 변호인간 다툼과 엇갈린 주장이 많았던 만큼 납득할 만한 판단의 근거를 판결문에 담으려면 시일이 촉박할 것 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별히 다툼이 많았던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 근거와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기위해 많은 판결 분량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것.

일각에서도 사건 전체적으로 볼 때 미규명 쟁점들이 예상보다 많았던 만큼 쟁점별 판단근거와 양형근거를 제시하려면 공판과정에서 제기됐던 갖가지 주장들을 판결문에 담아내야 하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사건자체가 역사적 중요성을 갖는 것은 물론이지만 판결문 또한 사법부의 판단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다뤄졌던 다양한쟁점들에대한 판단을 내리는데 재판부가 갖는 부담은 엄청날 것 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당초 2주간의 판결 작업 기간은 너무 짧지 않았는냐는 주장도 제기되고있다.

즉, 방대한 사건기록과 공판기록에 비춰볼 때 다른 일반 형사공판과 같이 2주간의 판결작업 기간을 갖는 것은 애초부터 어렵지 않았느냐는 것.

그러나 재판부가 이미 7월초부터 비자금 사건을 시작으로 판결문 작업에 착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판결작업상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그리 설득력을갖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갖가지 분석에도 불구, 전체적인 판결구도에 있어서는 사실상 선고공판연기가 갖는 의미는 그리 크지 못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즉, 이 사건관련 핵심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여부는 재판부가 어느 정도 윤곽을잡은 상태라면 비교적 비중이 덜하는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문제와 판결 작업에따른 기술상 문제는 그야말로 지엽적인 것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