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보복위협] 전문가 진단

"협박차원 넘은 벼랑끝 전술"

북한측이 2일 남한에 대한 보복 운운한 것은 단순한 협박차원을 넘어 앞으로도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들을 구체화해 나갈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북한 관측통들은 북한의 강경반응을 △체제위기에 봉착한 내부불만을 외부로돌리고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부각시킴으로써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창구와군사채널을 확보하는 동시에 △남한사회의 국론분열 등을 고려한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인덕(康仁德) 극동문제연구소장=북한 잠수함침투사건과 관련, 사태가 일방적으로이렇게 진행될 경우 북한은 도발책임을 모면할 길이 없으며 얻을 것도없다. 북한이보복발언을 하며 협박을 가해오는 것은 북한에게는 별다른 선택이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점차적으로 위기상황을 고조시킴으로써 한미 양국의 공조체제를 이간하려할 것이다. 긴장이 고조되면 미국내에서는 북한을 회유하기 위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것이고, 강경대응을 요구하는 한국측과 이견을 보일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북한은 이 틈을 이용, 북미관계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북한은 한반도 위기상황을 벼랑끝까지 몰고갈 것이다. 문제는 우리측대응이며 특히 한미양국의 굳건한 공조체제 유지가 관건이다.

▲박영호(朴英鎬) 민족통일연구원 정책실장=북한은 무장침투 사실이 백일하에드러나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져 입장이 곤란한 지경에 처하자 강공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종전처럼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가면서 미국으로 하여금 우리측의 대북강경정책에 대해 자제를 설득, 이번 사건을 대충 마무리지으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문점접촉에서 북한측이 미국측에 대해 관여하지 말라며 한국에 대해서보복하겠다고 위협을 가한 것은 미국측에 한국을 설득해 달라는 간접적 신호로해석할 수도 있다.

▲김구섭(국방정책연구원 연구위원=북한의 보복위협은 이번 잠수함 침투사건과관련,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온 반응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일단은 엄포용 이라는데 비중을 둬야 할 것이다.

지난 94년 3월 남북특사교환예비회담에서 북한대표가 행한 서울 불바다 발언을 연상케한다.

북한이 잠수함사건에 대해 강경발언으로 일관하는 것은 대내결속을 유도하는한편, 우리측의 맞대응 기세를 꺾어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무시해오던 군사정전위 채널을 재가동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이번 사건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추진에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는 판단아래 미국에 대해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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