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궁지에 몰릴 때마다 이외의 사건을 만들어 협상을 통해 탈출하는 외교술을 단골메뉴로 삼는 버릇이 아직도 여전하다. 이번 미국인 청년 에반 칼 헌지커씨에게 간첩혐의를 뒤집어 씌워 북한에 장기 억류하고 있는 사건도 이와맥을 같이하고 있음이 분명한 것같다.
북한은 지난번 애틀랜타 올림픽때 참관차 미국을 방문중인 북한 체조위 서기장장경남(56)씨가 어린이 성추행 혐의로 구속됐으나 보석금을 물고 풀려나자 이를 극비리에 북한으로 빼돌렸다. 그후 장씨는 미국 법원의 출두요구에 불응했으며 보석금을 대납했던 북한대표부측은 변호사를 통해 연기되고 있는 앞으로의 재판에도 계속 응하지 않을 뜻을 비쳤다. 따라서 이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됐고 피의자의 신분이 고위급이어서 단순한 형사사건이 북.미간 외교문제로비화되고 말았다.
북한측은 피의자의 신병이 5만5천53달러란 거액의 보석금을 물고 풀려났고 또비밀출국으로 미국내에 없으면 재판도 흐지부지 될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재판은 연기를 거듭하면서 계속 진행되자 장씨의 입장은 더욱 어려워 졌다.
이때 공판일이 나흘 지난 8월24일 미국인 헌지커란 청년이 압록강을 헤엄쳐 북한에 입국하자 북한은 호기를 놓칠세라 그를 체포하고 간첩혐의로 구속했다.
그동안 장씨 사건의 무마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던 북한은 헌지커사건발생후 도리어 고자세로 바뀌었고 이번엔 미국이 헌지커씨의 석방을 위한 여러가지 외교작업을 펴는등 입장이 바뀌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공사와 함께 장씨의 연대보증을 섰던 황봉수참사는 최근 미국이 장씨사건을 계속 물고 늘어지면 미국청년을 우리식대로 처리하는수 밖에 없다 고 말함으로써 두 사건을 연계시키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란 집단은 항상 사건을 고의적으로 일으키고 협상이 유리할때까지 지연시킨후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왔다. 실례로 68년의 푸에블로호 납치사건과94년 미군헬기 격추사건때에도 북한은 상투적인 이 전술을 구사하여 챙길 것은챙기고 이용할 것은 철저히 이용했다.
무장 잠수함을 우리 해안에 침투시켜 무고한 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북한은 그들의 행위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커녕 잠수함과 북한군인을 송환해 주지않으면 백배 천배 보복하겠다 고 위협하고 있다. 그들의 보복주장뒤에는 국면전환용 요인 납치 또는 이에 버금가는 흉계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미국청년 헌지커간첩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북한의 악랄한 수법에말려들지 않도록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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