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레이스의 태풍의 눈인 민주계. 내년 본격 대선전에서는 그들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될지 알수는 없으나 세모에서 바라본 올 한해는 결코 '무서운 세력'이 아니라는 평이 지배적이다.내년에도 여전히 '대선의 키'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민주계의 총사령탑인 김영삼대통령이 아직 건재하고 있다는 점이고, 반면에 '종이호랑이'로 치부되고 있는 이유는 민주계의 3거두인 최형우고문과 김덕룡, 서석재의원이 서로 마이웨이를 외치며 제 갈길로 나서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어쨌든 올 한해 외부로 드러난 모습은 민주계의 장래가 다소 어두운 편이다.
10월말 대통령의 측근인 홍인길의원의 '민주계후보배제시사'발언을 계기로 11월 들어서자 민주계가 다시 뭉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대통령이 11월 2일 최형우고문과 4일 김덕룡전장관을 만나고 또 8일에는최고문과 김의원이 극비리에 회동을 가지면서 민주계는 아연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를 종합해보면 상황이 이전보다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다. 민주계가단합목소리만 컸지 소득은 별로 없다는 얘기다.
지난 20일을 전후 최고문이 '민주산악회'를, 서의원이 '나사본'송년모임을 별도로 대규모로 개최했지만 민주전체가 뭉치고 있다는 인상은 주지 못하고 민주계중진들의 세대결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특히 '12·20개각'으로 김덕룡정무장관이 퇴진하면서 '족쇄'에서 풀려나오자 오히려 최형우고문측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계의 분열상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우선 김의원측은 이제부터 대선 워밍업에 돌입할 뜻을 보이고 있다. 곧 간판격인 비서실장도 무게있는 인사로 영입하고 개인사무실도 내겠다는 것이다.
자연 민주계 좌장으로 민주계대세론을 펴고 있는 최고문측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두사람 모두가 경선에 나갈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양측은 모두 "항간의 추측은 잘못되었다. 잡초처럼 살아온 민주계는 반드시 뭉친다"며 자신으로의 재결집을 장담하고 있다. 김의원측은 주로 김심(金心)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고문측은 막강한 조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초입부터 시작될 두 사람간의 세력싸움이 볼만하다.이런 가운데 주목을 끄는 인사는 역시 서석재의원이다. 그는 민주계의 단합에 결정적인 역할을할 수 있는 유일한 인사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가 민주계후보를 고집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민주계의 결집이란 말에 부정적이다. 파벌조성이 될수 있다는 논리다. 그리고 최근까지 당의 단합을 통한 '정권재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등 민주계후보라도 국민지지가 약할 경우 포기할 각오도 시사하고 있다."야당의 상황을 쉽게 보아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정치문하생이라고 뽑아서는 안되며, 무조건대선에서 이겨야 문민정부의 개혁이 이어질수 있다"는 게 지론이다.
현 정권 창출의 기반이 된 민주계가 과연 정권 재창출을 통해 또 다시 화려하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지, 아니면 역사의 큰 흐름속에 흡수될지 내년정국이 주시될 뿐이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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