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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곤충 생활상 담은 '마이크로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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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고 싶다.

온갖 삶의 더께가 덕지덕지 묻은 인생이라는 등짐, 알량한 금전 나부랭이에 팔아버린 나의 영혼.... 이제 또다른 지구인을 만나고 싶다.

'사르륵 사르륵... 사각 사각... 쉬르쉬르...'. 여기에 또다른 지구인이 있다. 그들도 숨을 쉬고 사랑도 나누고 웃기도 한다. 달팽이 소똥구리 끈끈이 사슴벌레 사마귀....

오늘 개봉한 '마이크로 코스모스'는 50㎜ 표준렌즈로만 보아온 우리의 시선을 센티미터 단위의 '마이크로' 세계로 인도한다. 단 한명의 인간도 나오지 않지만 휴먼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그들의휴머니티와 유머가 탄식을 자아낸다.

영화가 시작되면 구름속의 카메라는 급강하하면서 풀숲의 소우주로 잠복한다. 이제 우리는 곤충이 돼 그들과 함께 어느 여름날 하루를 보내게 된다. 한낮을 지나 저녁과 밤 새벽, 이 하루는 이들에겐 긴 세월이다. 곤충의 흥망성쇠와 생로병사. 생존을 위한 사슴벌레의 화끈한 액션과 달팽이연인의 따뜻한 포옹, 소똥구리의 강인한 집념, 잠자리의 섹스....

'마이크로 코스모스'는 이 '초원의 하루'를 무려 3년간 매달려 겨우 완성했다. 소요된 필름만도실제 영화길이의 40배. 마이크로 세계를 위한 카메라와 조명등 특수장비를 개발하는데만 2년 넘게 걸렸다.

흥행논리를 거부한 '괴짜'감독은 클로드 누리드사니와 마리 페레노. 파리의 퀴리대학에서 생물학과 생태학을 전공한 뒤 사진과 다큐멘터리로 자연현상과 생태계를 표현하는 공동작업을 주로 해왔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해 칸영화제 기술상을 수상했다.'마이크로 코스모스'는 소우주를 그리지만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듯한 느낌을 던져준다.그래서 '마이크로 코스모스'를 '매크로 코스모스'라 해도 무방하리라.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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