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업무로 정신없이 지낸 탓인가 봄이 온줄도 모르고 있었다.
벚꽃개화가 3월하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깜깜한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벌써 만개된 하얀 목련이 목화송이처럼 바람에 흔들리고있다.하얀 꽃이 칡흙같이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구의 봄은 목련으로 시작된다. 이어 벚꽃과 함께 개나리의 초록으로 넘어간다. 몇년전부터인가봄마다 누리는 즐거움이 내게 있다. 벚꽃 길이다.
도청과 경대교 사이 무너미터 벚꽃 숲. MBC 옆 벚꽃길. 차로 달려도 좋은 두류공원 벚꽃들. 앞산의 벚꽃은 그 나무아래 앉아서 아예 일어서기도 싫을 만큼 봄분위기를 듬뿍 취하게 만든다. 그리고 찬사가 따로 필요없는 팔공산 진입로의 봄꽃들.
벚꽃이 피는 시차가 대구에서도 조금씩은 달라 이렇듯 각 거리마다 따로이 즐길 수 있다. 지름길을 두고 우회하면서 나는 행복해했고 봄이 왔음을 고마워했다.
그러나 올봄은 유난히도 나라가 어수선하다. 또 지역경제의 위기감이 비경제인으로 살아가는 내게도 온 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전달되고 있다. 올봄은 꽃타령만을 할 봄이 아닌 것이다.모든 경제영역의 주도권은 남성이었고 여성은 주변인으로 살아가도록 강요를 받아왔는데 힘없는여성이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그래도 어쩔 것인가. 봄은 희망을 싹틔우는 계절이다. 사람들은 꽁꽁 언 겨울 냇가에서 버들강아지 움트는 희망을 가지고 산다. 올봄 혼란스러움속에서 꽃잎이 모두 떨어진다해도 우리 가슴에는희망을 버릴 수 없다. 여성특유의 부드러움과 강인함으로 어두운 봄을 희망차게 가꾸자. 늘 그래왔듯 뒷수습은 항상 여성들의 몫이었으니까….
〈대구여성의 전화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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