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북 곡물 직접전달 중간점검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한적의 대북식량지원 직접전달은 남북간 새로운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트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일단 평가됐다.

그러나 그같은 평가와 함께 당초 예상치 못했던 몇가지 우려사항이 지적되기도 했다.

▲남북간 신뢰구축에 기여= 대북식량지원 물자를 전달받은 북적대표단은 "동포애적 차원에서 곡물을 보내줘 고맙다"며 "지정지역으로 꼭 분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적대표단은 밝혔다.지난 84년 북적의 대남(對南)수해물자지원에 이어 이번에 이뤄진 대북식량지원 직접전달은 남북간에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좋은 선례로 기록됨으로써 남북간 신뢰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기대된다.

▲전달지연= 한적이 15일까지 전달한 옥수수 및 옥수수가루는 총 3천9백t. 이는 1차지원분 1만1천2백t의 35%%로 당초 전달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한적은 당초 신의주, 만포, 남양 등에서각각 2일간격으로 매번 8백~1천t씩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는 중국측의 열악한 수송여건, 곡물구매에서 전달까지 이뤄지는 복잡한 절차, 중국의 수송관행에 대한 이해부족, 중국의 대북지원물자 폭증에 따른 화차확보의 어려움 및 화물적체 심화 등의원인들이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측은 당초 1회분 전달규모를 화차 20량이상으로 정했던 북경합의서에 괘념치 않고물량이 확보되는대로 전달키로 양해했으나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또 중국에서 해로를 통해 북한으로 옥수수를 보내는 방안과 육로수송 노선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말까지 제공키로 한 옥수수 5만t의 전달일정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품목문제= 한적은 2차 지원분 품목중 하나로 라면 15만상자를 지원할 것임을 밝혔으나 북한은이중 14만상자(4백20만개)는 옥수수나 밀가루로 대신 보내줄 것을 요청해왔다.국제사회의 지원관례에 따르면 피지원자가 원하는 품목을 제공하게 되므로 라면14만상자는 옥수수로 대체돼 지원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국민들의 정성을 모아 가급적 국산품으로제공한다는 한적의 계획과 국민의 희망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중국산 옥수수만 집중지원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정전달문제= 북적은 지정기탁에 의한 대북지원에 대해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한적은 일단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대표단을 통해 분배과정에 입회하고 분배결과를 확인토록한만큼 분배투명성 보장을 위해 현재 1~2명인 IFRC평양대표단을 6명으로 늘리는데 찬성, 추가경비중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이 과연 지정기탁한 대로 분배하겠다는 의지와 결단력을 갖고 있느냐 여부.이에 대해 북적은 한적측에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통신문제= 남북적은 북경합의서에서 한적대표단이 인도·인수장소에서 남북직통전화를 사용하거나 또는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그러나 북적은 인도·인수장소에 남북직통전화를 연장, 설치해 놓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한적대표단이 인도·인수장소에서 서울로 국제통화를할 수 있도록 조치해 놓지도 않았다.

북한은 다만 중국측 철도사무소와 북한측 철도사무소간 설치된 직통라인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에 따라 직접 전달 현황 및 과정에 대해 국내에서 파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아니라 만일의 사태발생시 즉각 대응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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