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택 포기한 정발협 진로는

신한국당의 경선구도에서 반 이회창(李會昌)전대표 진영의 구심점으로 맹활약해 온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2일 지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공식적인 활동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정발협의 이같은 결정 배경에 청와대의 입김, 즉 김심(金心)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공정성 시비 일소를 위해 이전대표 측의 의사에 반하는 이만섭(李萬燮)고문을 대표서리에선임해 놓고 반이노선을 노골화한 정발협의 활동을 중단시키지 않을 경우 이전대표 진영으로부터강한 반발을 일으킬 수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발협은 이에 따라 적어도 정발협이라는 이름을 걸고는 정치활동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이한 특정주자를 지원, 반이진영의 대표선수로 내세우려던 계획은 백지화됐다.

따라서 정발협 구성원들의 진로와 관련해 두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는 각개약진, 즉 뿔뿔이 흩어져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각기 다른 후보를 지원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역할설, 즉정예화된 세력을 바탕으로 경선판도의 중요변수로 모종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각개약진은 주로 이전대표 측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이 경우 정발협은 이름만 있을 뿐 파워나 정치적 영향력 면에서는 사실상 소멸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정발협내부의 각 주자 지지성향을 살펴보면 최형우(崔炯佑)고문계를 업고 있는 이수성(李壽成)고문과 민주계 적자임을 내세우는 김덕룡(金德龍)의원, 그리고 상승기류를 확실히 타고 있는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지지세력 순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또 20~30명 정도의 이전대표 지지세력도 포진하고 있다. 지역출신 인사들도 가장 확실한 박찬종(朴燦鍾)지지자인 서훈의원, 권정달,김석원, 임인배의원 등 친이수성파 그리고 각각 친최형우, 친이한동 성향을 보이는 김찬우의원과유성환전의원 등으로 선호도가 다르다.

또 모종의 역할설도 유포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개된 현상만 보자면 정발협의 정치적 활동중단선언은 곧 바로 이회창대세 굳히기로 나타나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다들 "무엇인가가 있다"며 "김영삼대통령의 스타일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즉 불공정 시비의 싹을 자르는 동시에 이전대표의 세확산도 막아 내는 일환으로 이만섭대표 지명과 정발협 활동중단이라는 방법을 썼다는 것이다. 이후 최종적으로 김심이 반영된 후보를 선정해이회창전대표와의 한 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대안으로 이인제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정발협의 이번 결정은 한동안 길을 잃은 것 같이 보이던 김심이 다시 정국을 주도하고 향후정권구도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력도 재확인 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정발협 내외의 공통된시각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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