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간특집-명화의 고향

"퐁뇌프의 연인들" 본사는 창간 51주년을 맞아 추억속 명화의 현장을 찾아가는 장기시리즈 명화의 고향 을 연재한다. 아련한 향수가 깃든 명화의 현장을 찾아 당시의 무대, 배경, 시대상, 역사적 의미, 달라진 모습등을 본사 해외특파원들의 현지르포로 엮는다.

떠돌이 거지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프랑스 영화 퐁뇌프의 연인들 의 불어제목은 Les amantsdu PONT-NEUF 이다.

파리의 동서로 흐르는 센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의 하나가 바로 퐁뇌프인데 이 다리가 영화의 주무대가 됐다.

레오 카라 감독 작품인 퐁뇌프의 연인들의 주연으로는 남자거지인 알렉스역에 데니 라방이, 여자거지인 미셀르역에는 줄리에트 비노세가 맡아 열연했다.

주요 무대및 배경은 지난 1989년에서 1991년 사이의 퐁뇌프와 센강및 주변 여러 곳이다.불 뿜는 묘기의 스턴트맨 출신의 떠돌이 청년 알렉스와 실연과 실명위기의 좌절감으로 생을 포기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온 젊은 여자화가 미셀르가 퐁뇌프와 그 아래에 흐르는 센강을 무대로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이별하는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퐁뇌프다리는 센강에 있는 시테섬을 중심으로 파리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길이는 2백33m 폭은 21.5m이다.

파리의 많은 다른 다리와는 달리 퐁뇌프는 양쪽 난간에 아치형의 둥근 석조벤치들이 함께 만들어져 있어 센강과 주변경치를 더 잘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인들의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어 특히 젊은 층들이 좋아하고 있다.

영화속에 나오는 퐁뇌프는 보수중이었으나 지금은 말끔하게 공사가 끝나 여전히 많은 청춘남녀들이 몰려들어 한국사람의 눈에는 깜짝 놀랄정도의 과감한 애정을 표하고 있어도 경찰은 물론 누구도 이에 개의치 않는다.

퐁뇌프의 주변에는 시테섬을 비롯, 루브르 박물관 베르갈랑광장 노트르담 성당 도핀광장등 수많은 관광및 역사 명소들이 밀집해 있다.

퐁뇌프의 중간 지점의 아래에는 시태섬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선착장인 베데트 뒤 퐁뇌프 가 있다.

시테섬은 파리의 중앙에 위치, 파리의 역사라 불릴만큼 유서깊은 곳이다.

기원전 53년 로마의 정복자 시저가 파리에 도착했을때 이 섬에는 원시적인 작은 부락밖에 없었다.

파리란 이름도 당시 이 곳에 거주했던 파리시 란 부족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그러나 역대 프랑스 왕들이 이섬을 정치적 근거지로 삼기 시작했다.

특히 중세때 이섬은 교회와 법률의 핵심 역할을 했다.

아직도 중세 최고재판소, 화려한 고딕 양식의 노트르담 성당등이 건재해 있어 과거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시테섬을 둘러싼 많은 명소들이 퐁뇌프의 연인들의 주요배경이 됐다. 파리에서 최고급으로 꼽히는 사마리텐느백화점이 역시 퐁뇌프를 바로 앞에 두고 굽어보고 있다.

퐁뇌프 북쪽에는 지하철 퐁뇌프역이 있고 바로 센강변을 따라 리볼리 거리가 나오며 여기에서 퐁뇌프를 위압스럽게 내려다 보고 있는 큰 건물이 유명한 상점인 사마리텐느 백화점이다.영화상으로는 당시 퐁뇌프가 수리중으로 일반 통행은 차단한 상태여서 거지들이 자신들의 하룻밤을 위한 야간 임시 숙소로 이용하기에 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따라서 침침하고 어두운 밤의 이 다리와 대비해 화려하고 높은 불빛이 찬란한 사마리텐느백화점이 배경으로 나오는 장면 또한 빈과 부 를 상징하는 영상처리의 효과를 나타냈다.사마리텐느백화점 앞의 파리 중심부의 동서로 연결되는 리볼리 거리는 퐁뇌프의 연인들이 될 사이인 알렉스와 미셀르가 처음 만난 곳이다.

삶에 대한 의욕이 꺾인 채 죽든 말든 아무렇게나 내팽개진 채로 이 거리의 찻길을 비틀거리다 차에 치이는 주인공 알렉스를 미셀르가 목격하는 데서부터 영화는 시작되는 것이다.베르갈랑광장은 퐁뇌프를 완공시킨 앙리 4세의 청동상이 세워져 있다.

미셀르는 마음이 변한 첫번째 연인이었던 첼로리스트 줄리앙(크리샹 라르송분)을 15연발 권총의단 한발로 죽인 후 파리전역에서 국경일 불꽃 축제가 벌어지던날 이동상 위에 올라 알렉스와 함께 나머지 권총 7발씩을 각각 나눠 하늘로 발사하면서 광란과 해방의 밤을 만끽했던 것이다.처음 알렉스는 미셀르에게 관심을 갖고 접근한다.

이에따라 미셀르는 시테섬 서쪽 끝단인 베르 갈랑 광장의 자그마한 공원으로 알렉스를 데려가 초상화를 그려준다.

공원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는 나무 아래서였다.

촬영의 장소가 된 곳인 베르 갈랑광장 공원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수많은 젊은 연인들이 찾아와 내밀스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 모두가 그야말로 현재의 변함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퐁뇌프 연인 이 되고 있는 것이다.〈파리.李東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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