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선 대구·경북의 선택(3)

여야 각 대선주자들이 내거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곳은 유권자 수에 비해 항상 대세를 좌우하는 자리매김을 굳건히 해왔다. 지역 출신후보가 없는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정가는 이곳의 민심을 얻는 자가 최종승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DJ에게는 종전의 거부반응을 어느 정도 희석시키고 약진하느냐가 관건이다.

각 대선주자들은 보수층과 영남권 표의 상징인 대구 경북지역에 저마다 뜨거운 관심을 표하고 있다. 각당의 전략을 한번 살펴본다. 물론 이인제(李仁濟)경기도지사의 출마가능성도 높고 각 주자간 합종연횡도 충분히 예상되는 등 대선판이 아직은 유동적이다.

신한국당은 아직 뚜렷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전투에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아직 싸워야 할 군대조차 정비되지 않았다. 당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한 고위인사는 "사실 이 지역의 표가 막판에는 DJ에게 가지는 않을 것 아니냐"고 기대한 뒤 "그렇다면 다른 전략은 없고 이인제경기도지사나 조순(趙淳)서울시장의 거품을 빼는 게 바로 이곳의전략이 아니겠느냐"며 의미있는 말을 내뱉었다.

물론 김윤환(金潤煥)고문과 강재섭(姜在涉)의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실상 TK공동정권이라는 인상을 풍길 방침이다. 박태준(朴泰俊)의원 등 보수층 거물인사들의 영입에 진력키로 했다. 또 정권교체 특히 DJ로의 정권교체의 혼란을 부각시키면서 안정적 정권이양의 필요성을 호소할 예정이다.

강재섭대표정치특보는 "앞으로 이대표가 다른지역보다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정권 재창출에나선다는 구체적인 모습들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요즘 고무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직 10%%대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도저히 깨기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DJ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이 크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측은 20%%정도까지 득표를 낙관하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공략은 크게 몇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은 친숙하게 접근하는'스킨십'방법이다.선거대책본부를 대구지역에 두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지역에서도 요즘 DJ의 구애에 대해 조금씩 응답을 보이고 있는 편이다.

또 하나는 구여권 거물인사나 YS로부터 핍박을 받은 인사들의 대대적인 영입을 통해 이 지역에더욱 다가선다는 발상이다. 전·노씨사면 수용과 5공인사 영입노력도 같은 맥락이다. 자민련과의야권 후보단일화를 적극 추진, 거부감 해소에 득을 보고 있다.

박지원(朴智元)총재특보는 "우리전략은 자꾸 정을 내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집권하면 이 지역이더욱 잘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율 바닥세란 낭패를 당하고 있는 자민련의 대구 경북지역에 대한 공략은 자못 심각하다. 제2의 텃밭마저 상실될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민련은 정국혼란이 올수록 JP의 존재가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라를 안정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경륜있는 후보라는 홍보를강화키로 했다. 특히 지지세 하락은 DJP연합의 여파도 적지 않다고 판단, JP도 독자출마가 있을수 있다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키로 했다. 다만 정가는 JP가 끝까지 출마할 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의익(李義翊)대구시지부장은"대통령은 인기투표에 의해 뽑는 게 아니다"면서 "정국이 혼란할 수록 JP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조순(趙淳)서울시장은 대구 경북지역이 남달리 애정이 가는 곳이다. 현재 전국지지율에서는 3,4위를 보이고 있지만 이곳에서만은 1위를 차지할때가 많다.

권오을(權五乙)민주당대변인은"풍모가 선비를 연상케 하는 데다 경제난국을 맞아 경제전문가라는점이 이 지역에 특히 맞아 떨아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조순시장의 여론조사결과가 최근 주춤한 것에 대해 "아직 링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 뒤 "조만간 TV토론회에 나서면 경제전문가로서의 식견이 드러날 것 "이라고 잔뜩 기대했다.

조시장측은 대구 경북지역 정서에 맞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곳이 타 지역에 비해 가장큰 관심지역임을 적극 내세울 방침이다. 조시장이 총재취임이후 첫 지역나들이로 이 지역을 선택했다. 8일 경북대 강연차 1박2일 일정으로 대구에 내려간다.

〈李憲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