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차범근 축구'로 뿌리를내리기 시작했다.한국 축구사에 '도쿄대첩'으로 기록될 98프랑스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일본 원정경기를 승리로 이끈 차범근 감독의 실리축구가 90분간을 쉬지않고 뛰던 종전의 한국축구와는 다른새로운 형태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철저한 상대 분석과 적재적소의 용병술, 필승의 실리축구로 요약되는 '차범근축구'는 한국민의 정서에 맞지않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지난 1월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있다.
작년 말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한국축구 부흥의 중책을 맡을 후임대표팀감독으로 차 감독이 물망에 올랐을 때 일부 축구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차 감독이 미덥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장래를 걱정하는 이유에서였다.
그가 만에 하나라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 한국 축구를 나락에 빠트리고 퇴진하게 될 경우아까운 차세대 지도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 일부 축구 관계자들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상처 투성이의 대표팀을 추스려 첫 출전한 호주 4개국 초청대회에서 홈팀 호주에 일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뉴질랜드,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를 차례로 격파, 가능성을 보였다.이어 차범근 사단에 있어 홍콩, 태국 등 한 수 아래의 팀들과 대결한 아시아지역 1차예선은 실전을 통해 전력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5월21일 일본 도쿄. 6년만에 재개된 한-일정기전에서도 차범근 감독은 예의 필승의 실리축구로무승부를 엮었다.
지난 8월10일 호나우도, 주닝요, 데닐손 등 세계 축구스타들로 구성된 브라질대표팀과 맞붙어서도한국은 대등한 플레이를 펼치고 1대2로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 브라질 국가대표와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 한국 선수들로 하여금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게끔 한 무대였음에 틀림없다.내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길의 마지막 관문인 최종예선에서도 과학적인 훈련과 철저한 상대분석, 용병술로 대표팀을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차범근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도 미더울 따름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