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문제본질 호도대비 파상공세 전환

신한국당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파문과 관련, 예고한 2차.3차폭로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알려지기로는 9일 중 재벌기업들의 20억~30억원자금이 김총재에게 건네진 내용을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즉각적인 공개는 일단 유보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한대로'때가 되면'하나씩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경제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발표를 유보한 것이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강총장은 10일 오전 간담회를 통해 "김총재의 부도덕성을 계속해서공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국민회의측이 계속해서 '수표의 앞.뒷면이 다르다'거나 '권력기관이 개입된 공작정치'라는 등 지엽말단적인 문제로 본질을 호도할 경우 파상적인 공세를 가할 것임을 덧붙였다.

현재 신한국당이 마련하고 있는 2탄은 김총재의 직계와 처가 사돈 등 친인척의 비자금에 대한 내용을 후속타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신한국당사에는 김총재의 부인 이희호(李姬鎬)씨와 장남 홍일(弘一)씨 등 가족과 친인척들에 의해 관리되는 비자금만도 수백억원대에이른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예고와 달리 2탄공개에 곧 바로 들어가지 않고 국민회의측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보충자료들만 공개하는 것도 자신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신한국당은 9일'20억원 플러스 알파'의 자료를 추가 공개한데 이어 10일 김총재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동화은행영업본부장의 비자금 관리내역을 추가 공개했다.

그러나 사생결단의 결연함이 보이고 있는 신한국당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바로 국민여론의 추이다. 매일신문 등 지방언론사의 9일 여론조사는 비자금 파문이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오전 당직자들은 조사대상자 과반수가 비자금설을 사실로 믿으면서도 김총재의 지지도가 내려가지 않은데 당혹해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단 터뜨려 놓고 보자'는 식이아니라 확실한 것을 우선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신한국당이 추가 공개와 더불어 한편으로 심혈을 기울일 부분은 검찰수사다. 수사만 시작되고 김총재의 부도덕성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여론은 급속하게 신한국당 쪽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신한국당은 앞으로 거의 모든 당력을 검찰수사 촉구에 모아질 전망이다. 법사위원회의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대한 14일과 17일의 감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비자금 수사전문가인 홍준표(洪準杓)의원을 9일 환경노동위에서 법사위로 전출시킨 것도 검찰수사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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