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여 후보교체론

"'이총재 불가' 여론 확산"

신한국당내에서 후보 교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에 대한 잇단 비자금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여론 지지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자 이총재로는 대선승리가 불가능하다는 기류가 당내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후보 교체론은 민주계 등의 비주류 뿐 아니라 그동안 이총재를 지지했던 일부 초선의원들까지 가세하기 시작했고 20일 이한동(李漢東)대표 주최의 당 상임고문단 오찬회동에서 일부 고문들이 당의 어려운 사정을 들어 이총재의 결단을 촉구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회동결과가 주목된다.

또 이총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일부 중진과 초선의원들이 중심이 돼 이총재의 후보사퇴와 반DJ연합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DJ비자금에 대한 여론 변화와 후보 교체론의 공론화에 따른 당내갈등 재연여부 등 이번주가 향후 대선정국의 최대고비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민주대연합'을 내걸고 탈당을 예고해왔던 서석재(徐錫宰)의원이 19일 "나와 뜻을 같이하는 많은 인사들이 나름대로 당과 나라를 걱정하며 해법을 찾는 등 당내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탈당을 늦추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면서 후보 교체론의 급부상기류를 뒷받침했다. 서의원측은 "최근 김정수(金正秀), 김덕룡(金德龍)의원과 부산지역의원, 개혁파 초선그룹 등과잇달아 만나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우리가 나서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중대한 변화란 주류와 비주류를 포함해 여권에서 폭넓게 제기되고 있는 후보 교체론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민주계 중심의 후보 교체론은 이총재의 후보사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문제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보인다.이총재의 사퇴이후 대안부분에서는 주류와 비주류측의 시각은 엇갈린다. 서의원 등이 민주당 조순총재와 이인제전경기지사 등을 모두 끌어안는 구도속에 이들을 거명하고 있는 반면 민정계 등당내 주류세력들은 이전지사에 대한 거부 정서가 강해 당내인사들이 제각각으로 거론되고 있다.이한동대표에서부터 박찬종(朴燦鍾)공동선대위원장 ,이만섭(李萬燮), 이홍구(李洪九)고문 등이 거명되고 있다. 이는 후보 교체론이 대안 부재론과 맞닿아 있다는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이런 가운데 김윤환(金潤煥)공동선대위원장이 강재섭(姜在涉), 김진재(金鎭載), 신경식(莘卿植) 의원 등 주류측 중진인사 10여명이 19일 골프회동을 가졌다. 이들은"어려운 상황이지만 어쩔수 없지 않으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도 후보 교체론이 본격 제기되는등 상황이 바뀔 경우 대안을 모색하자는 흐름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徐明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