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속의 과학-프리잭

"컴퓨터에 저장된 인간의 정신" 육체는 소멸하더라도 뇌 속에 자리잡은 정신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만약 정신이 물질이 아니라정보만으로 존재할 수 있다면 인간은 새로운 육체를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영화 프리잭 (Free jack)에서 주인공 알렉스 (에밀리오 에스테베즈)는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는탐욕스런 프로젝트에 휘말려 미래로 납치된다. 미래 사회는 찌들대로 찌든 환경 오염에 시달리고있다. 오존층은 파괴되었고, 대기는 일산화탄소로 오염되고, 핵폐기물까지 넘치는 세상으로 변해버린 상태다.

미래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멕킨들리스 회사의 회장 멕킨들리스(안소니 홉킨스)는 자신의 수명이다하자, 육체에 자신의 정신을 이식하기 위해 20년전 과거로 돌아가 카레이서 알렉스를 납치한다.그리고 그의 몸 안에 자신의 정신을 이식, 새 삶을 꿈꾼다.

과연 이런 일은 가능할까. 육체와 정신은 마치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 같은 것이다.정신을 육체에 깔린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간주한다면, 새로운 육체 안에서도 여전히 존재할 수있다. 따라서 인간의 기억과 정신을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해 두었다가 복제 기술로 재생된 새로운 뇌에 기억을 주입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정신과 기억작용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또 컴퓨터의 기억 용량이 인간의 뇌에 비해 엄청나게 작아 정신을 온전히 저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국소 공간에 무한대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되는 미래에는 가능할수도 있을 것이다.

물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이 영원히 산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육체를 영원히 보존하는 일은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된다. 한 시스템 내의 무질서는 반드시 계속 증가해야만 한다는이 법칙에 대해 인간의 육체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을 컴퓨터에 담을 수만 있다면 인간의 정신활동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안에서 인간은 과연 행복할수 있을까.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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