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모든 경제문제의 근본원인이 후진적 정치와 정경유착 풍토에 있다는데세 정치지도자가 쉽게 동의하였다. 하지만, 아무도 기꺼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투명한 정치를 하겠다면서 이구동성으로 금융실명제를 후퇴 내지 유보하자는 궤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후보, 믿고 책임감있는 후보를찾아내기는 어려웠다.
세 후보가 보인 몇가지 차이를 살펴본다.
먼저, 경제정책의 기본기조에서 차이가 있다. 이회창 후보는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정부를 실현하여 사회경제의 안정을 기하는데 초점을 둔다. 예외없는 원칙과 소신으로 임기응변식 단기처방보다는 일관성있는 중장기 구조조정으로 경제여건을 개선하고자 한다. 하지만, IMF 관리하의 경제어려움이 1998년 상반기를 고비로 하여 불과 6개월여의 단기간에 재도약할 수 있다는 근거가 불명확하다.
김대중 후보는 5, 6공 세력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개혁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기 위하여 집권세력의 전면적인 교체를 강조한다. 소외층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조건하에서 철저한 시장원리를적용한다. 하지만, 소외계층을 충분히 배려하면서 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인제 후보는 도덕성을 갖춘 강력한 지도자가 솔선수범하여 경제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 애국심과 정부의 단기 응급처방을 중시한다. 하지만, 후보자신이 탁월한 도덕성을갖추었는가?
둘째로, 금융실명제의 경우 이회창, 이인제 후보는 대체입법으로 합리적 보완을, 김대중 후보는IMF 관리기간 중 전면적인 시행 유보를 주장함으로써 유권자의 실명제 거부심리를 김 후보가 더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셋째로, IMF 긴축기조하의 실업문제에 이회창 후보는 사회안정 등 고용 증대를 위한 투자여건의조성을 강조한다. 김후보는 6개월간 해고금지 조치하고, 임금동결과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한다. 이인제 후보는 대규모 실업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3조원을 긴급 투입하여,실업자 생활보장, 재취업알선,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넷째로, 물가안정을 위하여, 이회창 후보는 거시경제의 안정을 중시하고 통화량은 신축적으로 운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비해 김후보는 통화량의 긴축과 소비자 감시기능을 강조한다. 이인제후보는 생활물가를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섯째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세 후보가 뜻을 같이한다. 단, 이회창 후보는 재정긴축기조하에서도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구조조정에 30조원을 투입하고 진성어음을 한국은행에서 재할인하도록 한다. 하지만, 그 실행과정에서 진성어음 여부의 판정이 쉽지않을 것이다.
김대중 후보는 중소기업금융지원 특별법과 중소기업 고용업종제의 확대적용을 주장한다. 하지만,중소기업 구조조정 사업자금이 남아 돌면서도 일선 중소기업에까지 자금이 흐르지 못하는 자금경색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인제 후보는 진성어음 보험제 확충과 저렴한 공장부지의 제공 등 중장기적 접근을 택할뿐 긴급한 처방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최명주교수(계명대.국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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