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0일 결혼식을 올리는 이영주(27)·하상욱씨(30). '최소한도의 비용으로 치르는 의미있는결혼'을 위해 체면치레용 거품을 과감히 걷어버렸다.
예물은 18K 실반지 하나씩과 중저가선물점에서 산 5만원짜리 국산시계, 홀시어머니에게 드릴 예단은 한복 한벌과 이불 한채. 웨딩드레스는 화장, 사진촬영비 등을 포함한 최저가격선인 50만원짜리, 결혼식은 시설 깨끗한 냉면식당의 부설 예식장을 예약했다. 신랑의 자취집인 부산의 13평짜리 임대아파트와 가재도구들을 그대로 사용하되 냉장고만 새로 살 계획이다. 피로연도 떠들썩한술자리보다 차 한잔씩 나누며 진정한 축복을 주고받는 자리로 만들 계획이다. 결혼비용은 1인당 2백만원이내. 부모의 도움을 받지않고 각자가 직장생활하며 저축한 돈이다. IMF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우리네 결혼문화도 달라져야한다는 자각이 일고 있다.
'일생에 단 한번'을 이유로 '기둥뿌리가 뽑힐 정도로'과소비의 거품이 부글부글 뒤덮였던 결혼관행에서 가문과시, 체면차리기 같은 쓸데없는 허례허식을 걷어버리자는 것이다.연간 40만쌍이상 탄생되는 신혼부부, 한쌍당 평균 결혼비용 7천5백만원, 이로인한 결혼비용 25조2천8백억원. 일본의 3.3배, 미국의 4.8배, 싱가포르의 7.3배이다. 아파트, 자동차, 콘도, 금고, 사무실열쇠…. 도대체 열쇠 3개니 열쇠 5개 시어머니의 밍크코트니 이런 것들이 행복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미국에서 10여년 살다 돌아온 대구YMCA 남명자 부장은 "우리네 결혼은 불필요한 거품과 낭비로뒤덮여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신부가 옷본을 이용해 손수 웨딩드레스를 지어입거나 어머니의 것을 물려받기도 하고 예물은 기껏 금 반지정도. 손때묻은 살림살이들을 그냥 사용하고 결혼식 초대장을 미리보내 하객의 수를 파악한뒤 음식 양을 조절하는 등 허례허식이나 낭비를 찾기힘들다는 것.
"불행한 가정생활을 호소하는 사람들중 남들이 부러워할만큼 성대한 결혼을 한 사람들이 적지않는 걸로 보아 호화결혼과 행복은 별 함수관계가 없는 것 같다"는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소장은 "이제는 부유층·사회지도층부터 검소한 결혼문화의식을 가져야하며, 특히 과다혼수를 요구하는 남성쪽도 문제이지만 미리 알아서 해가는 여성쪽의 각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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