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사재기'극성 반드시 응징을

한치앞이 안보이는 이 국난을 우리가 슬기롭게 탈출하는 지름길은 각종 정책 처방못지않게 국민들의 성숙된 선진의식이 어떻게 결집되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어려운 국가비상사태일수록 온 국민들이 똘똘 뭉쳐 낭비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자제하면서 국익을 위해 작은 이익을 과감히 버리는공감대형성이 중요한 것은 말할나위가 없다. 이런 국민정신이 결국 개개인과 더불어 온국민이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 처방이다.

이같은 성숙된 시민의식이 일부 계층의 나만 잘 살겠다는 개인이기주의로 깨지면서 상인들은 생필품이나 원자재등을 매점매석하고 몰지각한 소비자들은 싹쓸이 쇼핑행태의 사재기극성을 부려결국 검찰이 특별단속에 나설수밖에 없었다는건 정말 아쉽고 유감스러운 일이다.이런 일련의 사재기풍토를 보면서 우리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아직 개발도상국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지울수가 없다.

물론 인간의 본능은 불안이나 위기상황에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안전을 확보하려는 것이어떤 의미에선 너무나 당연한 소치일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6.25전후의 교육열로 국민교육수준이 어느 선진국에 못지않고 경제개발과정을 거쳐오면서 숱한 시련을 통해 위기일수록 선진국민의식만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첩경임을 수없이 경험해왔다. 그래서 이번의 이 국난에도 이런 선진국민의식이 여론으로 승화, 의연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국 일부 계층의 몰지각한 사재기행태로 실망을 안기고 말았다.

물론 환율이 급등하면 모든 물가가 오르고 생산의 원천인 원자재부족으로 값도 뛸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 IMF파고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한 일시적으로 생필품을 오르기전에 사둔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득을 볼수 있겠느냐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생필품의 2~3년치를 한꺼번에 사재 놓을 수 있겠는가. 그건 일시 불안해소일뿐 장기적으론 결국 오른만큼 오른값을 치르고 모든 국민들이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사재기현상은 결국 가수요만을 촉발, 일시 품귀를 빚고 그 고통은 대다수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갈뿐이다. 이런 개인이기주의가 확산되면 결국은 공멸의 길만 재촉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직시할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사재기가 없는한 상인들의 매점매석의 필요성을 반감시킨다.생필품과 원자재의 매점매석행위는 결국 국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그 여파는 IMF구제금융에 까지미쳐 자칫 신인도추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통을 우리모두가 감수할 뿐이다. 따라서 검찰은철저한 단속으로 매점매석행위는 반드시 이중·삼중의 응징을 받는 반국가사범이 된다는 사실을실증해주길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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