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인씨(40·여·서구 중리동)는 동구 만촌동의 한 어린이집 식당에서 일한다. 신문·방송할 것없이 불우시설의 겨울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소식을 접하고 114 안내전화에 물어 집 근처 신애보육원을 찾았다. 라면·귤·야구르트·새우깡 등 60여명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장만했다. "제살기도 어렵지만 불우이웃 찾는 이가 줄었다는 이야기에 직접 나서기로 했어요. 잘 사는 사람들이못하는 일이라면 우리같은 사람이라도 나서야지요"
'서청봉사회'는 서구청에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의 모임이다. 이들도 불우청소년 돕기에 빠지지않는다. 폐품을 모아 돈을 만들고 빈병을 팔아 정성을 담는다. 종이상자도 빼놓을 수 없는 돈. 소년소녀가장을 찾아 빵과 우유를 사다주고 복지시설에 들러 휴지·세제·과일 등을 전달한다. 연말이 되면 1백만원 이상의 물품도 준비한다.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회원들은웃기만 했다.
유연분씨(47·여·중구 계산동)는 교통사고로 쓰러진 남편을 10년째 부양·수발하고 있다. 남편과자식을 위해 뛰어든 일이 보험영업. 남편의 오랜 병상 생활을 돌보면서 이웃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러나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유씨는 이달 초 아동복지시설 애활원을 찾아 1백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이건 제가 드리는 게 아니라 보험에 든 계약자들이 돕는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아이들을 소중한 사회동량으로 키워주세요"
어렵게 살면서도 자기보다 못한 이웃과 정(情)을 나누는 시민들이 경기불황에도 여전히 사회를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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