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당선자-경제5단체장 간담회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24일 최종현(崔鍾賢)전경련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등 재계 지도자들과 대선후 처음으로 간담회를 갖고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당선자는 재벌정책과 정경 유착 등에 관한 입장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고 이에 따라 이날 모임은 전통적으로여권성향이었던 재계와 김당선자의 화해의 자리였다. 김당선자와 재계는 이날 모임을 통해 새로운관계모색을 시도했다. 최회장은 경제위기에 대한 자성과 책임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김당선자는 "앞으로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짐이 되는 기업은 빨리 정리해야할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줄 것을 강조하자 경제단체장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어 그가"대기업에 대해서는 독과점과 불공정거래가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전적인 자유를주겠다"면서 "내가 나서서 직접 챙기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히자 분위기가 밝아졌다.그는 정치자금에 대해서도 "여러분은 정치자금법에 의해 여야 정당에게 공정하게 정치자금을 주어 정치권이 부패의 길로 가는 것을 막아주고 정치를 살려달라"고 당부하고"이제 권력의 부당한간섭은 없을 것이고 정치자금으로 기업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재계를 대표해최회장이 "5년만에 경제인으로서 속시원한 소리를 들었다"며 반색했다.

정리해고문제에 대해 김당선자는 "우리는 사회보장과 실업대책이 약한데다 일본식 평생직장 개념에 익숙해 있어 미국식 노동 유연성에는 익숙하지 못한 점을 감안, 임금동결, 감봉 등을 하겠지만그래도 안되면 할 수 없이 감원할 수 밖에 없다"며 기업인들의 협력을 당부했다.이어 김당선자는 재벌정책 중소기업정책 물가정책 등에 대한 집권의지를 소상하게 밝히고 재계의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최회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요즘 경제인들은 할 말이 없다"면서 "우리가 잘못해서 경제가 이 꼴이 났고 우리는 죄인중의 죄인"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최회장은 "나라경제는 무엇보다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리는 게 우선"이라며 무역흑자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희(朴相熙)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금융지원을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회장을 비롯 김상하(金相廈)대한상의회장, 구평회(具平會)무역협회장, 김창성(金昌星)경영자총연합회장, 박중소기업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원철희(元喆喜)농협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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